‘시진핑 3기’ 과제, 경제성장률 고민·미 국제질서에 도전

2023.03.14 21:35 입력 2023.03.14 21:36 수정

‘시진핑 3기’ 과제와 전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14차 1차 회의 폐막식에서 대표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14차 1차 회의 폐막식에서 대표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3일 폐막한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국가주석 3연임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집권 3기 국정 운영에 들어갔다. 시 주석은 집권 3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앞세워 미국과의 경쟁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의 앞에 놓인 과제들은 만만치 않다.

시 주석의 당면 과제는 경제 문제다. 중국 경제는 경제성장률이 10%를 넘나들었던 고성장 시대를 이미 마감했다. 최근 3년 동안은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으로서의 위상에도 금이 갔다. 특히 지난해 5.5% 안팎을 목표로 했던 경제성장률이 3%에 그친 것은 집권 3기를 시작하는 시 주석에게 뼈아픈 실책이 됐다. 중국 정부가 올해 양회에서 5% 안팎이라는 다소 보수적인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며 양적 성장보다는 ‘고질량(고품질) 발전’을 강조한 것도 이런 상황을 반영해서다. 시 주석 집권 3기 내각을 개편하면서 인민은행장과 재정부장, 상무부장 등 주요 경제라인의 장관급 인사들을 유임시킨 것도 올해 경제 안정과 장기적인 경제 정책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 새 사령탑인 리창(李强) 총리는 임기 5년 동안의 정책 방향에 대해 “경제총량은 확고한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아직 발전이 불균형하고 불충분하다”면서 “현재 문제가 ‘있느냐 없느냐’를 해결하는 것이라면 다음 단계에서는 ‘좋냐 안 좋냐’의 문제 해결을 더 중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외적으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격화되는 미·중 갈등 속에서 국제적 고립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이는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방위적 기술 규제와 압박 등에 따른 경제 문제와도 연결된다. 시 주석은 집권 3기를 시작하자마자 미국 주도 국제질서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미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인대 기간에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관계 정상화를 이끌어내며 외교무대에 존재감을 과시했다. 시 주석이 조만간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할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국제사회에서 평화협상의 중재자 이미지를 구축하고 그동안 강조해 온 ‘대국 외교’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의 포위망을 돌파해 외교적 입지와 영향력을 넓히려는 시도로 읽힌다.

시 주석이 중국몽을 명분 삼아 장기집권체제를 온전히 구축함에 따라 미국을 향해 더욱 강경한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를 구사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중국은 지난해 당 대회 이후 미국과의 관계에서 유화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듯했으나 올 들어 ‘풍선 갈등’ 등으로 관계가 다시 경색되자 강경한 태도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시 주석은 양회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국가들이 우리에 대해 전면적인 봉쇄와 압박을 시행해 우리 경제에 전례 없이 심각한 도전을 안겨줬다”며 이례적으로 미국을 직접 겨냥했다. 전랑 외교의 상징처럼 인식돼온 친강(秦剛) 외교부장이 부장 승진 2개월여 만에 장관급보다 서열이 높은 국무위원을 겸직하게 된 데도 시 주석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많다.

미·중 갈등의 화약고인 대만 통일 문제도 중요한 키워드다. 시 주석은 전인대 폐막식 연설에서 ‘안전’이라는 단어를 9차례나 언급하며 국가 안보 강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는 대만 문제가 미국과의 첨예한 갈등 현안으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군 현대화를 통해 군사 강국을 건설하겠다는 의지로 연결된다. 다만 시 주석이 당장 이번 임기 내 무리하게 최후 옵션인 무력 통일 카드를 꺼내들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 주석은 전인대 연설에서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촉진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과 대만 독립 분열 활동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했지만 지난해 당 대회 때처럼 “무력사용 포기를 절대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직접적이고 강경한 표현을 쓰지는 않았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