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 보궐선거 결과 ‘전패’…기시다 정권 ‘벼랑 끝’

2024.04.29 07:59 입력 2024.04.29 17:42 수정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일본 중의원(하원) 보궐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전패하며 기시다 후미오 정권이 위기에 몰렸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28일 치러진 보궐선거 결과 도쿄 15구, 혼슈 서부 시마네 1구, 규슈 나가사키 3구 등 3개 선거구에서 모두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 이후 처음 치러지는 국정선거로, 기시다 내각에 대한 심판의 의미가 컸다. 자민당은 정치자금 일부를 보고하지 않고 수년 동안 비자금을 축적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자민당은 선거구 3곳 중 2곳에는 아예 후보를 내지 못했고 시마네 1구에만 후보를 냈으나 이곳에서도 패배했다. 시마네 1구는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1996년 이후 모두 자민당이 승리하며 ‘보수 왕국’으로 불린 곳이다.

시마네 1구에서 자민당은 재무 관료 출신인 니시코리 노리마사를 공천했고, 입헌민주당의 가메이 아키코 전 의원과 맞붙었다. 양당은 이곳에서 치열한 유세전을 벌이며 경쟁했다. 기시다 총리도 두 차례 시마네현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입헌민주당의 가메이 후보가 58.8%의 득표율로 니시코리 후보를 17.6%포인트 차로 크게 앞질렀다. 선거 후 가메이 당선인은 “보수 왕국이라고 하는 시마네현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큰 메시지가 돼 기시다 정권에 닿을 것”이라고 밝혔다.

입헌민주당 후보는 불륜 파문을 겪은 베스트셀러 <오체불만족> 저자 오토타케 히로타다를 비롯해 후보 9명이 경쟁한 도쿄 15구, 야당 후보끼리 양자 대결을 펼친 나가사키 3구에서도 각각 승리했다. 도쿄 15구에서는 사카이 나쓰미 후보가 득표율 29.0%로 2위를 10%포인트 넘는 차이로 눌렀고, 나가사키 3구에서는 야마다 가쓰히코 후보가 득표율 68.4%로 당선됐다.

현지 언론들은 자민당이 ‘보궐선거 전패’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지지율 20%대인 기시다 내각은 큰 타격을 받게 됐다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비자금 사건에 대한 자세를 추궁당한 기시다 총리에게는 냉엄한 결과가 됐다”며 “향후 정권 운영에 미칠 영향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교도통신도 “보선 전패는 자민당에 대한 강한 비판을 뒷받침하는 형국”이라며 “세 의석은 모두 자민당 의석이었던 만큼 기시다 정권에 타격이 됐다”고 짚었다.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은 “겸허히 받아들여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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