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브랜드’와 개인의 결합…이슬람 ‘악마화’ 말아야

2016.06.15 22:03 입력 2016.06.15 22:11 수정

‘올랜도 테러’ 전문가 분석

지난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 총기테러는 미국 내 ‘자생적 극단주의자’의 소행이었다. 미국의 안보전문가들은 이슬람을 ‘악마화’하거나 시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이런 공격을 막을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극단주의의 전이를 막고 사회의 건전성을 키우는 근본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대니얼 바이먼 연구원은 13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올랜도 공격을 저지른 오마르 마틴(29)은 “테러집단의 사상으로부터 영감을 받았지만 그들의 작전 지휘하에 있지는 않았다”며 “이슬람국가(IS)에 영감을 받은 공격과 IS가 감독한 공격을 구분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 요양시설 총격과 마찬가지로, 올랜도 사건도 “개인이 가진 동기들이 ‘IS 브랜드’와 융합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사건을 프랑스 이슬람학자 올리비에 로이가 말한 ‘극단주의의 이슬람주의화’로 설명했다. “이미 폭력의 경계에 있는 개인들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청중들에게 자신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이슬람을 이용한다. 최근 IS에 의해 고무된 공격들에서는 (테러)조직의 목표와 관련된 논리적 연관성은 없고, 자신의 행동을 영웅화하려는 개인의 비뚤어진 욕구만 확인된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앤서니 코즈먼 연구원은 “IS는 유럽의 테러 세포들과 시리아 내 외국인 전투원들, 고향으로 돌아간 전투원 출신들, 소셜미디어 등 모든 네트워크를 이용해 외로운 늑대의 공격을 독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IS는 시리아와 이라크의 영토를 지키는 데 집중하고 있으나, 전투가 끝나면 어떤 방법으로든 살아남기 위해 이데올로기 싸움에 집중할 것이고, 외로운 늑대들의 공격을 부추기는 일도 늘어날 것이다.”

용의자가 시리아를 여행하거나 IS와 직접 접촉한다면 정보당국이 감지할 수 있고, 지하디스트(이슬람 전투원) 그룹에 합류하기 위해 출국한다면 범죄 혐의로 체포할 수 있다. 하지만 외로운 늑대들은 적발하기가 매우 힘들다. 바이먼은 “이슬람을 적대화하지 말고 근본적인 해법에 집중해야 한다”며 “마틴 같은 인물이 IS의 거대한 음모를 대변하는 것처럼 비쳐서는 안된다. 마틴은 증오로 가득 찬 불쌍한 사람으로 그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즈먼도 “ 아랍·터키·유럽 동맹국들과 함께 IS를 무찔러야 한다. 소외, 분노, 불안정을 활용하려는 시도에 맞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를 통해 국무부 외교전문을 공개, 대테러전 시기 미국의 전쟁범죄를 폭로한 첼시 매닝은 영국 가디언 기고에서 “올랜도 테러가 시민의 자유를 질식시키게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애도는 해야 하지만 이번 공격을 통해 반이슬람주의 대외정책을 추동하고 시민권을 공격하려는 유혹에는 저항해야 한다.” 그는 샌버나디노 총격 후 미 연방수사국(FBI)이 휴대폰 감청 관련 법령을 개정하려 한 사례를 들며 “안전과 안보가 수년 동안 시민권을 제한하고 이민자들에 대한 반발을 키우는 권력자들의 도구로 이용됐다”고 비판했다. 매닝은 “이번 공격보다 그에 대한 반응이 더 무서울 수 있다”며 이슬람 공동체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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