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수일 내 휴전설 솔솔, 네타냐후는 부인

2021.05.19 16:13 입력 2021.05.19 23:05 수정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국경지대에서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지상군이 155mm 자주포로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가자지구를 향해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지난 10일 시작된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9일째 이어지면서 양측 사망자 수가 최소 225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자|AFP연합뉴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국경지대에서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지상군이 155mm 자주포로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가자지구를 향해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지난 10일 시작된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9일째 이어지면서 양측 사망자 수가 최소 225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자|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9일째 폭격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휴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스라엘 매체들의 보도가 나왔다. 휴전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커졌고, 이스라엘 내부의 전쟁 피로도 쌓였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고위 관료들은 18일(현지시간) “가자지구의 군사작전이 앞으로 수일 내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현지매체 하레츠가 보도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은 군사작전을 며칠 안에 끝낼 수 있다는 신호를 미국에 보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정부 고위 관료들이 이스라엘과 물밑 접촉해 휴전을 요구했고, 이스라엘이 긍정적으로 화답했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처음으로 양측의 휴전을 언급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휴전 촉구 공동성명 채택을 거듭 막아오다 국내외 비판이 빗발치자 한발 물러선 결과다. 익명의 미국 고위 관리는 17~18일 이스라엘과 물밑 접촉을 통해 “시간은 이스라엘의 편이 아니다”라며 “조만간 작전을 중단하는 것이 이스라엘의 이익에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제이크 설리반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조용한 외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휴전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커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8일 이집트, 요르단과 함께 휴전 촉구 결의안을 마련해 유엔 안보리에 제출했다고 엘리제궁이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의 통화에서 “양측의 신속한 휴전을 지원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독일 정부 대변인이 밝혔다. 헝가리를 뺀 유럽연합(EU) 소속 26개 회원국 외무장관도 이날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휴전을 촉구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모든 폭력을 즉시 중단하고 휴전을 시행하자는 광범위한 합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매체들은 네타냐후 총리도 국내외의 압력을 이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스라엘이 계속 팔레스타인 공격을 주장한다면 바이든 정부와 마찰이 증가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정 구성 실패로 실각 위기에 처한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 전쟁으로 정치적 위기를 어느 정도 만회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CNN은 “네타냐후 총리와 하마스는 각자 정치적 기반을 강화하고 국내에서 중도의 목소리를 쫓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짚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야당의 연정 구성을 방해할 시간도 벌었다.

전쟁에 대한 국내 여론도 나빠지고 있다. 하레츠는 “네타냐후 총리는 ‘승리의 이미지’를 만들려는 쓸데없는 노력으로 가자지구에 죽음과 파괴를 유발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에서 가장 실패하고 무의미한 작전을 지금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아직 휴전 임박설을 부인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 시민들이 평온함을 되찾을 때까지 (폭격을) 계속하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스라엘 방송 채널13은 전날 이집트가 중재한 휴전 협상이 이스라엘의 거부로 성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치조직 하마스도 “휴전 조건에 합의한 적이 없다”고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CNN은 19일 양측이 서로 내건 휴전 조건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하마스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적어도 이스라엘보다 3시간 전에 먼저 폭격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예루살렘의 알아크사 모스크에서 도발을 끝내고, 예루살렘 셰이크자라 지역의 팔레스타인 거주민 퇴거 명령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양측 모두 상대방이 내건 조건을 거부하면서 휴전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전쟁이 끝나도 휴전이 얼마나 지속되는가는 또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의 봉쇄와 팔레스타인 영토 점령이 폭력의 주요 원인”이라며 갈등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언제든 또다시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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