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북부에서 15일(현지시간) 유조차의 연료 탱크가 폭발해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레바논 국영 NNA통신은 북부 아카르의 한 마을에서 유조차 연료 탱크가 폭발해 20명이 사망하고 80명이 다쳤고 일부는 매우 위독하다고 보도했다. 사망자들은 불에 새까맣게 타 신원을 확인하기조차 어렵고, 부상자들도 심한 화상을 입은 채로 수십㎞ 떨어진 인근 병원까지 이송됐다.
NNA 통신은 군이 전날 압수했던 유조차가 폭발했다고 전했다. 간밤에 이 유조차에서 휘발유를 채우려고 인근 주민들이 몰려들었고, 난투극이 벌어진 뒤 폭발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사고가 난 유조차에는 가솔린과 디젤 수천리터가 저장돼 있었고, 폭발 당시 주변에 주민 200명이 있었다.
레바논은 100년만의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전년보다 88% 올랐고, 실업률도 40%에 달한다. 극심한 연료·전기난으로 많은 지역에서 하루 2시간만 전기가 공급되고, 병원들도 전력난으로 치료에 애를 먹고 있다.
이번 사고는 베이루트 창고 폭발 참사가 일어난지 1년여 만에 벌어졌다. 지난해 8월 4일 베이루트 시내 항구에 보관 중이던 질산암모늄이 폭발하면서 200여명이 숨지고, 하산 디아브 당시 총리는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그러나 총리가 사임한 지 1년이 넘도록 레바논은 내각 구성에 실패했다. 3번째 총리 지명자가 나왔지만, 각 정파들이 내각 구성에 합의하지 못한 것이다. 베이루트 폭발 참사의 책임조사도 진전이 없다.
사드 하리리 레바논 전 총리는 트위터에 “이번 아카 참사는 베이루트 항구 폭발 참사과 다르지 않다”면서 “국민을 존중하는 나라라면 대통령부터 이 같은 방치의 책임이 있는 마지막 한 사람까지 사퇴했을 것”이라고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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