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단계적 종전’ 요구에 이 “거부”…카이로 협상 입장차

2024.05.05 20:55 입력 2024.05.05 21:58 수정

팔레스타인 대표단, 카타르·미국 등 중재국과 휴전 협상 재개

네타냐후 “목표 성취할 때까지 싸울 것” 라파 공격 강행 고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표단이 휴전 협상을 위해 4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하면서 휴전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지만 타결까지 난관이 예상된다. ‘종전’과 관련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카이로 협상에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카이로에 도착한 하마스 대표단은 카타르, 이집트, 미국 등 중재국들과 휴전 협상을 재개했다. 전날 하마스가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간다고 발표했고, 협상에 상당 부분 진전이 있었다는 이집트 관영매체 보도가 나오면서 협상 타결에 기대감이 커졌다. 여기에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카이로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휴전 협상이 속도를 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첫날 회담은 성과 없이 입장차를 확인하고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현재까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협상에서 긍정적인 움직임이 나와야 자국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5개월간 여러 차례 무산됐던 휴전 협상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공격을 앞두고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종전 문제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마스는 어떤 방식으로든 전쟁 종식을 위한 구체적인 약속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5일 현지 매체 하레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는 전쟁을 끝내라는 극단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우리더러 가자지구에서 병력을 철수하고, 전쟁을 끝내고, 하마스를 남겨두라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러려고 값비싼 대가를 치른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목표를 성취할 때까지 계속해서 싸우겠다”고 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휴전 협상 타결과 무관하게 가자지구 주민들의 ‘최후의 피란처’로 불리는 라파에 대한 공격을 강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하마스는 이날 카이로 협상에서 일시 휴전부터 영구 휴전까지 이어지는 ‘단계적 종전’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 한 고위 관리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를 포함해 종전을 명시적으로 포함하지 않는 휴전 협상안에 대해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아울러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이 라파에서 지상전을 하지 않을 것이란 미국의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하마스에 이스라엘 측 제안을 수용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하마스가 거부할 경우 하마스 지도부를 추방할 것을 카타르에 요구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6일 이집트를 통해 하마스 측에 약 40일간 휴전하고 이스라엘 인질 33명과 이스라엘이 억류 중인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맞교환하는 새 휴전 협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3일 “이스라엘은 라파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신뢰할 만한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그런 계획이 없다면 라파로 향하는 대규모 군사작전을 지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이스라엘은 미국 정부에 라파 공격 개시 전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방안을 통보했으나, 미국 정부는 이 계획이 피해를 막기에 충분치 않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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