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인도서 제품 베끼고 검색 조작”

2021.10.14 21:34 입력 김윤나영 기자

외신 “내부문건 입수” 보도

타사 데이터 활용 상품 개발

검색 알고리즘 악용 정황도

미국 가정용품 업체인 윌리엄스소노마의 제품(왼쪽)과 이를 베낀 것으로 의심되는 아마존 자체 브랜드 제품.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인도에서 자사 브랜드 제품을 더 팔려고 검색 결과를 조작하고 타사 제품 디자인까지 베낀 정황이 담긴 내부 문건이 나왔다.

아마존을 비롯한 빅테크 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규제할 수 있도록 반독점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시간) 아마존이 최대 성장 시장인 인도에서 아마존 플랫폼(amazon.in)에 참여하는 다른 기업들의 데이터를 비밀리에 악용하고 조작했다는 내용이 담긴 수천쪽 분량의 내부 문건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문건에 따르면 아마존 인디아는 고객이 쇼핑할 때 자사의 생활용품 브랜드인 ‘솔리모’ 제품이 항상 상위 2~3개 목록에 우선 검색되도록 했다. 아마존 플랫폼에 기록된 타사 상품의 판매 실적과 반품 목록, 소비자 불만 접수 등 비공개 빅데이터를 몰래 활용해 자사 상품도 개발했다. 잘 팔리는 타사 상품에는 ‘참조’ 혹은 ‘벤치마크’라는 표시를 해놨다가 베껴서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팔라고 지시했다. 일례로 아마존의 의류 브랜드인 제센티아는 인도의 인기 셔츠 브랜드인 존 밀러 제품의 목둘레와 허리길이, 소매길이를 베낀 자사 상품을 출시했다.

이번 문건은 자체 브랜드를 팔기 위해 알고리즘을 바꾸거나 빅데이터를 활용하지 않는다는 아마존의 그간 설명과는 배치된다. 아마존의 법률 고문 네이트 서튼은 2019년 미국 의회에 출석해 아마존 검색 알고리즘이 자사 브랜드를 일부러 상위에 노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는 지난해 미국 의회에서 “아마존 자체 브랜드를 위해 다른 판매자들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아마존 인디아 측은 문건에 나온 내용들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로이터에 밝혔다.

아마존이 다른 회사의 제품 디자인을 베꼈다는 지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의 가정용품 소매업체 윌리엄스 소노마는 2018년 아마존의 자체 가구 브랜드인 리벳이 자사 의자와 탁자의 디자인을 베꼈다면서 소송을 걸었다가 이듬해 비공개 합의 끝에 취하했다. 아마존은 2019년엔 미국 신발제조업체 올버즈의 양모 운동화와 비슷한 제품을 더 싼 소재를 써서 반값에 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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