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한 지붕 두 대통령' 체제 연장 ... 미국, '임시 대통령' 과이도 지지 선언

2022.01.06 17:22 입력 2022.01.06 17:30 수정
손구민 기자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왼쪽)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오른쪽). AP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왼쪽)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오른쪽). AP연합뉴스

3년간 이어온 베네수엘라의 ‘한 지붕 두 대통령’ 체제가 1년 더 연장된다. 야권이 ‘임시 대통령’ 후안 과이도의 임기를 1년 연장하기로 한 데 대해 미국 국무부가 지지의 뜻을 재확인하면서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베네수엘라 내 야권이 과이도의 국회의장직 임기를 1년 연장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앞서 베네수엘라 야권은 지난 3일 과이도의 국회의장 임기를 1년 연장하고 이를 근거로 그의 ‘임시 대통령’ 임기도 늘리기로 했다.

과이도의 ‘임시 대통령’ 지위는 상징적 의미만 있고 권한은 전혀 없다. 과이도는 2018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마두로 대통령이 부정 선거를 했다고 주장하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어 2019년 1월23일 국회의장에 취임하면서 헌법 정신에 따라 자신이 임시 대통령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베네수엘라는 한때 부유한 산유 국가로 거듭났지만 지난 2013년 마두로 정권 출범 후 경제난과 독재 정권의 부패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서방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는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지도자로 인정했고 국제사회를 등에 업은 과이도는 마두로 퇴진 운동을 주도했다. 그러나 2019년 4월 과이도의 야권은 쿠데타를 시도했다가 실패하면서 동력을 잃었다. 이후 야권은 2020년 총선과 지난해 지방선거 모두 여당에 참패했다. 야권이 임기를 1년 연장한 과이도의 국회의장직도 법적 정당성은 없는 상태다.

야권은 3년 동안 과이도의 마두로 퇴진 운동에 성과가 없자 분열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이 현지 여론조사를 인용한 보도를 보면 과이도에 대한 지지율은 2019년 초 61%에서 지난해 10월 기준 16%로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지지 재확인은 과이도에게는 정치적 생명을 연명하게 해준 심폐소생술과 같다. 정치학자 파블로 킨테로는 AFP통신에 “비록 실권이 없다고 해도 미국이 과이도를 지지한다는 건 무의미하지 않다”며 “미국의 지지를 잃는 건 과이도에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권은 노르웨이의 중재 속에 지난해 멕시코에서 협상을 시작했지만 마두로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자신의 측근이 미국으로 인도된 데 반발해 대화를 일방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두 대통령이 올해 베네수엘라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시 타협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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