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콩고 수도, 홍수·산사태로 최소 120명 사망…무질서한 도시화에 피해 커져

2022.12.14 14:26 입력 2022.12.14 16:14 수정

콩고민주공화국에 수도 킨샤사에서 13일(현지시간)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에 휩쓸려온 차량이 주택 담벼락에 걸려 있다. 킨샤사|로이터연합뉴스

콩고민주공화국에 수도 킨샤사에서 13일(현지시간)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에 휩쓸려온 차량이 주택 담벼락에 걸려 있다. 킨샤사|로이터연합뉴스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수도 킨샤사에서 13일(현지시간) 밤새 내린 폭우와 산사태로 최소 120명이 숨졌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킨샤사는 최근 몇 년 새 홍수가 잦아졌다. 무질서한 도시화와 기후변화로 피해가 더 커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날 폭우로 주요 주거지가 물에 잠기고 도로 곳곳에 싱크홀이 생겼다. 킨샤사 북부 응갈리에마 구역에서만 최소 30명이 숨졌다. 민주콩고 보건부는 킨샤사 전역에서 사망자 숫자를 141명으로 집계했지만 다른 부서와 교차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요 산사태는 몽응가풀라 구역의 언덕 지형에서 발생했다. 이 산사태로 집들이 쓸려나갔고 이 과정에서 약 20명이 숨졌다. 킨샤사와 주요 항구인 마타디를 연결하는 주요 보급로인 1번 고속도로, 정부 각 부처와 대사관이 들어선 곰베 거리도 침수됐다. 외신들에 따르면 주민들은 짐꾼 등에 업혀 침수된 도로를 건너고, 회사원들은 맨발에 각종 서류들을 비닐봉지에 담은 채 출근하고 있다.

킨샤사는 앞서 2019년 집중호우에 따른 저지대 침수로 일부 건물과 도로가 붕괴되면서 최소 39명이 숨졌다. 당시와 비교하면 인명피해 규모는 최소 3배 이상 늘었다.

민주콩고 서부에 위치한 킨샤사는 허술한 규제 아래 급속하게 진행된 도시화, 기후변화에 따른 잦은 홍수로 산사태 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때 콩고강 둑에 자리한 어촌 집합체였던 킨샤사는 현재 약 1500만명 인구를 가진 아프리카 대도시 중 하나로 성장했다. 민주콩고 정부 당국에 따르면 이번 홍수 피해 지역에 사는 주민 수만 1200만명에 달한다.

킨샤사의 주민 다수는 홍수가 발생하기 쉬운 경사면에 지어진 판잣집에 살고 있다. 배수 및 하수도 시설 부족은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이번 폭우로 가장 심각한 산사태 피해를 본 몽응가풀라 구역이 대표적이다. 몽응가풀라 주민 블랑샤르 음부부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큰 집을 지으면서 배수구가 막히고 있다”면서 “물이 자유롭게 흐르지 못한 것이 홍수의 원인이다”고 말했다.

2019년 홍수 피해 이듬해인 2020년 세계은행은 인프라 손상 외에도 대규모 교통 혼잡으로 인해 킨샤사 가구당 120만달러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민주콩고 당국은 고속도로는 소형 차량 통행을 위해 하루 새 다시 개통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트럭 통행까지는 최대 4일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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