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우크라에 ‘전차 지원’ 결정…교착상태 전쟁 판도 바뀌나

2023.01.25 21:09 입력 2023.01.25 22:21 수정

WSJ “미국, 내주 발표” 직후

독일 총리 성명서 “최소 14대”

전차 보유국 재수출도 허용

독일 ‘레오파르트2’

독일 ‘레오파르트2’

독일이 결국 레오파르트2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레오파르트2는 교착 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 전쟁에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지목돼왔다. 그동안 독일은 확전을 우려해 미국이 먼저 M1 에이브럼스 전차를 보내야 한다는 전제조건까지 내걸며 지원을 주저해왔지만, 갈수록 높아지는 서방 동맹국들의 압박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M1 에이브럼스’

미국 ‘M1 에이브럼스’

독일이 입장을 바꾼 데는 이날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이번주 안에 에이브럼스 전차 지원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의 24일(현지시간) 보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 국방부는 그간 운용과 보수가 까다롭고, 전차를 보내는 데만 해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에이브럼스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워싱턴포스트는 고위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30대의 에이브럼스 전차를 지원하더라도 우크라이나군이 인도하려면 수개월에서 수년이 소요돼 제때 사용하기 어렵다면서, 결국 바이든 행정부의 지원 결정은 “독일의 정체를 깨기 위해 설계된 것”이라고 전했다. 미 언론 보도 직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에 최소 14대의 레오파르트2를 지원하기로 결정했으며, 자국제 레오파르트를 보유한 다른 나라들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수 있도록 재수출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제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유럽 및 북대서양조양기구(나토) 국가들은 2000여대의 레오파르트2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제3국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제조국인 독일의 승인이 필요하다. 폴란드, 네덜란드, 핀란드, 덴마크는 자국이 보유한 레오파르트2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제조국인 독일은 그동안 승인을 미뤄왔다.

전문가들은 레오파르트2가 우크라이나군의 기동력과 화력을 한층 강화해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차에는 120㎜ 활강포와 7.62㎜ 기관총이 장착돼 있다. 최대 시속은 70㎞이며, 비포장도로에서도 시속 50㎞로 주행할 수 있다.

젤렌스키 “결단에 감사”
러시아 “불타버릴 것” 반발

우크라이나는 자국 병력이 서방의 주력 전차로 무장하면 동부에서의 영토 탈환전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의 전차 지원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논의는 반드시 결정으로 마무리돼야 한다”며 “우리는 각각의 결단에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서방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서 또 하나의 레드라인을 넘어섰다. 러시아와 나토의 직접적인 대결구도가 형성되는 것을 꺼리던 서방은 전쟁 초기만 해도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지원조차 망설였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에 이어 패트리엇 미사일 지원까지 승인했고, 이날 레오파르트2 지원 결정까지 하게 됐다.

서방의 주력 전차 지원을 ‘매우 위험한 상황 악화’가 될 것이라고 경고해온 러시아는 강력 반발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모두 불타버리게 될 것”이라며 “서방의 전차들은 잠재력이 과대평가됐다. 이번 지원은 실패한 계획이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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