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여 만에 방미, APEC 정상회의 마친 시진핑…미·중관계 안정화의 기틀 마련

6년여 만에 방미, APEC 정상회의 마친 시진핑…미·중관계 안정화의 기틀 마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마치고 지난 18일 밤 귀국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19일 밝혔다. 시 주석은 방미 기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미·중관계 안정화의 기틀을 마련했지만 다급한 경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눈에 띌 만한 성과를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2017년 4월 이후 6년7개월 만에 방미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 현안과 지역·국제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정상 간 직통 ‘핫라인’을 개설하기로 했으며, 중단됐던 군사 분야 대화를 재개하기로 하는 등 진전된 합의를 이뤘다.

방미 일정에 동행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중·미관계 역사의 큰 사건이자 국제관계의 큰 사건으로, 양국 관계를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회담이 다방면의 성과를 거뒀다”면서 “중·미관계에서 신뢰를 늘리고 의심을 해소했으며, 이견을 관리하고 협력을 확장했을 뿐 아니라 세계에 확실성을 주입하고 안정성을 높였다”고 보도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지속 가능한 발전에 방향을 제시하고 청사진을 그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계도 분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데이비드 색스 미국외교협회 연구원은 칼럼에서 “미·중관계 리셋은 그렇게 빨리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양국 간 장기적인 전략 경쟁이 약화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고 평했다. 스인훙 중국 인민대 교수도 홍콩 명보에 “양측은 주요 대립 의제에선 여전히 합의하지 못했다. 대만 문제와 과학·기술 통제가 하나의 예”라며 “세계가 주목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에서도 양측이 어떤 구체적인 견해를 내놓거나 협의를 이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 주석 입장에서는 이번 방미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였던 경제 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일방적인 제재를 취소하길 바란다”고 요구했지만 미국의 대중 고율 관세나 수출·기술 통제와 관련해서는 어떤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시 주석은 방미 기간 미국 재계 인사들과도 만나 외국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 노력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

중국은 올해 초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 동안 닫혀 있던 국경을 재개방하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들어갔지만 외국인 직접 투자가 지난해보다 9.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공회의소 국제관계 책임자를 지낸 마리언 브릴리언트는 “미국 비즈니스 리더들은 정부 간 ‘체스 게임’에 휘말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서 “CEO(최고경영자)는 위험을 피하려 하는데 최근 미·중 환경은 중국에서 사업하는 데 있어 위험을 증가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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