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의 기적'···급성백혈병 걸린 5세 어린이 위해 하늘길 뚫었다

2020.05.05 13:27 입력 2020.05.05 14:06 수정 디지털뉴스팀

지난 1월29일 인천공항 대한항공 정비창에서 정비사들이 항공기를 정비하는 모습. | 김창길 기자

“인도 정부의 봉쇄조치로 한국으로 이송만 하면 아무 문제없이 치료가 가능한 병 때문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질 5세의 한 아이가 사경을 헤메고 있습니다. 우리들 아이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국가는 뭔가를 해야 하는게 아닐까요”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록된 글)

인도에서 급성백혈병에 걸린 5살 어린이 환자가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혀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국민청원 등을 통해 알려진 이후 이 어린이가 극적으로 한국행 비행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교민사회와 주인도 한국·일본 대사관, 인도 정부가 힘을 합해 ‘인도→일본, 일본→한국행’ 비행편을 마련한 것이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급성백혈병이 발병해 뉴델리 구루그람(옛 구르가온) 병원에 입원 중이었던 5살배기 한국인 교민의 자녀가 4일 오후 7시(현지시간) 도쿄로 향하는 일본항공 특별기편에 가족과 함께 올랐다. 이 어린이는 도쿄에서 11시간 대기한 뒤 대한항공에 다시 올라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뉴델리∼도쿄는 약 6000㎞, 도쿄∼인천은 1200㎞에 이른다. 7200㎞에 이르는 대장정이 극적으로 성사된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4일까지만 해도 인도의 다른 교민들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릴 정도로 하늘길이 열릴 가능성은 희박해보였다. 인도에선 코로나19로 지난 3월25일부터 전국 봉쇄 조치가 내려졌고 항공 운항이 모두 중단된 상태였다. 한국 귀국을 희망하는 인도 교민들도 이미 특별기를 통해 수송한 뒤였다. 하지만 교민들은 이 어린이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자체적으로 15일 출발을 목표로 전세기 운항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청와대 국민청원 등으로 안타까운 사연을 널리 알렸다.

인도의 한국대사관도 나섰다. 다른 나라의 대사관들에게 항공편을 구할 수 있는지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자 인도에 있는 일본대사관에서 일본항공(JAL) 특별기편를 주선했다. 인도 정부와 현지 병원 역시 귀국길에 차질이 없도록 지원했다. 어린이와 가족의 비자발급, 코로나19 검사 등이 빠르게 진행됐다. 다행히 항공기 탑승이 가능하다는 의사 소견서도 확보할 수 있었다. 다만 혈소판이 부족해 장시간 비행을 대비해 수혈 등을 미리 진행했다고 한다.

이 어린이는 어린이날인 5일 오후 7시55분쯤 인천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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