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 대통령에게 보낸 독립선언서 등 3.1운동 외교문서 발굴

2019.02.24 09:39 입력 2019.02.24 17:24 수정

1919년 3·1 운동 당시 미주에서 활동하던 한인들이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 앞으로 영문 독립선언서를 발송하고, 미국이 이를 공식 접수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주미 특파원 출신 언론인 모임인 한미클럽은 24일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의 제임스 퍼슨 교수의 도움을 받아 3·1 운동 관련 외교문서 4건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굴된 외교문서에는 당시 상황을 기록한 국무부 외교문서와 재미동포들이 윌슨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한과 독립선언문, 조선총독부의 공식보고서를 다룬 미국 신문 기사가 포함됐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대한인국민회(The Korean National Association) 본부가 1919년 3월27일 자로 작성해 영문본 독립선언서와 함께 윌슨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은 그해 6월3일 미 국무부 극동과에 공식 접수됐다. 영문본 독립선언서가 윌슨 대통령 앞으로 발송되고, 미국 정부가 이를 정식으로 접수해 회람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한은 당시 대한인국민회 북미지방총회장을 맡았던 이대위(李大爲·영문명 David Lee·1879∼1928) 선생의 이름으로 작성됐다.

대한인국민회는 190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박용만, 안창호, 이승만, 이대위 등이 결성한 독립운동 단체로, 상하이 임시정부처럼 미국 내에서 사실상의 임시정부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한은 대한인국민회는 “회원 150만명과 한국인 2000만을 대표하는 단체”라고 소개하며 “한국인들이 펼치는 자유와 정의를 위한 싸움에 동정과 지원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의 엄중한 조약 위반으로 한국은 독립국 지위를 잃었다. 이는 한국인들의 기대와 열망에 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일본은 경제, 정치, 종교적으로 무자비한 탄압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며 “한국 민족을 말살하고 일본과 동화시키려고 한다”고 폭로했다. 서한은 일제의 한국어 사용 금지 정책, 토지 몰수, 한국인의 공직 금지, 천황 숭배 강요를 통한 종교적 자유 침해 등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이번에 발굴된 국무부 외교문서는 3·1 운동 거사 상황과 일제의 무차별적 진압, 그리고 3월5일 평양 내 움직임 등 이후 상황을 기록하고 있다. 문서는 “수천명의 성인 남녀와 남녀 학생들이 낡은 종이 태극기를 흔들고 만세를 외치며 행진했다”며 “곧 진압에 나선 일본 경찰과 군인들이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때렸다”고 밝혔다. 또 도쿄 주재 특파원이 보도한 3월8일자 미국 신문 기사는 조선총독부의 공식 발표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3·1운동에서 여학생들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보고가 포함돼 눈길을 끈다.

한미클럽은 앞으로도 퍼슨 교수의 지원을 받아 앞으로 3·1운동 관련 외교문서를 추가로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국민협회가 우드로 윌슨 당시 미국 대통령에 보낸 서한. 한미클럽 제공

대한민국국민협회가 우드로 윌슨 당시 미국 대통령에 보낸 서한. 한미클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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