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파일]입소문이 밀어준 뒷심흥행

2001.08.10 19:55

영화 흥행은 주말에 좌우된다. 평일은 주말에 비해 관객동원율이 20%에서 60%까지 떨어진다. 주말성적도 첫 주말이 가장 좋고 시간이 흐를수록 떨어지는 순서를 밟는다.

이같은 현상이 반대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개봉 주말보다 다음 주말에 관객이 더 몰리는 것이다. 이처럼 나중에 관객이 더 드는 것을 놓고 충무로 일각에서는 ‘개싸가리’라고 한다. ‘끝이 올라가다’(けっさがり)는 뜻의 한국식 일본말로 흥행 성공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서편제’(감독 임권택)가 손꼽힌다.

1993년 4월10일 단성사에서 개봉된 이 영화의 토·일요일 서울관객은 모두 6,000여명. 객석점유율이 채 50%가 되지 못했다. 월~수요일에는 평균 2,000명이 안돼 종영 위기를 맞았다. 하루 2,000명 이하면 계약에 따라 간판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목요일부터 관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둘째 주말에 7,000여명이 봤고, 셋째 주말에는 1만여명을 기록했다. 이후 평일에도 매진되는 상황이 8월말까지 이어졌다. 이에 힘입어 종영(12월31일) 때까지 1백13만3천1백61명이 관람, 흥행신기록을 수립했다.

‘신라의 달밤’(김상진)과 ‘엽기적인 그녀’(곽재용)도 개싸가리 현상을 보였다.

‘신라의…’ 첫 주말 전국성적은 32만여명. 둘째 주말에는 스크린이 20개 정도 줄었는데 관객은 33만여명으로 늘어났다. ‘신라의…’는 개봉 48일째인 지난 7일 현재 4백만명(서울 1백60만명)을 돌파했다.

‘엽기적인…’은 첫·둘째 주말에 각각 38만여명을 기록했다. 전국적으로는 변동이 없었지만 서울관객이 6,000여명 늘어났다. ‘엽기적인…’은 ‘친구’보다 3일 늦은 개봉 18일차에 서울 1백만명(전국 2백70만명)을 돌파할 예정이다.

개싸가리의 원동력은 무엇보다 관객들의 입소문이다. 개싸가리도 그것이 나타나는 시기와 정도, 그리고 결과는 제각각이다.

‘투캅스’(강우석)는 첫 주말 초상을 치렀다가 기사회생, 대박(서울 86만여명)을 기록했다. 처음부터 호응받았던 ‘비트’(김성수)는 개봉 3주차에 최고성적을 기록하면서 대박이 예고되었지만 이후부터 급락, 34만9천여명에 머물고 말았다. ‘파이란’(송해성)은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 등락을 거듭한 끝에 22만여명을 동원, 손해를 면할 수 있었다.

/배장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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