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다른 사람 비판 변희재씨, ‘또라이’ 표현 비판 감내해야”

2016.04.11 22:57 입력 2016.04.12 01:05 수정

모욕한 혐의 탁현민 교수에 항소심, 벌금형 깨고 “무죄”

2013년 고깃집 ‘먹튀’ 논란을 빚은 보수논객 변희재씨(42)를 ‘또라이’라고 비판한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43)가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2부(이은신 부장판사)는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탁 교수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변씨는 2013년 12월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600여명과 ‘보수대연합 발기인 대회’를 가졌다.

당시 식사비로는 1400만원이 나왔는데, 식당이 100만원을 할인해줬음에도 이들은 1000만원만 지불했다. 변씨 등은 300만원을 나중에 주겠다고 했지만, ‘서비스가 미비했다’며 이마저도 깎아달라고 요구했다. 변씨 등의 행태가 알려지자, 탁 교수는 ‘변리바바와 600인의 고기 도적’이란 제목의 팟캐스트에서 이를 다뤘다. 당시 탁 교수는 사건을 소개하며 변씨를 ‘권력을 손에 쥔 아픈 아이’ 등으로 표현했다.

재판부는 탁 교수의 표현에 모욕의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했지만, “사회통념에 비춰 일반적으로 용인되는 윤리 수준을 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탁 교수로서는 ‘보수대연합’이 올바른 이념적 지향을 표방하면서도 정작 부적절한 이유를 들어 식사비를 내지 않고, 음식점 주인을 ‘종북’이라 몰아세운 점을 비판하기 위해 문제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변씨와 같이 사회적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다른 사람을 비판하는 사람은 일종의 공인이라 볼 수 있다”며 “자신의 비판에 수반하는 다소의 경멸적 표현을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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