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7인의 새벽

2001.02.01 16:49

3일 개봉되는 ‘7인의 새벽’(감독 김주만·제작 Y2시네마)은 거친 영화다. 주요 등장인물은 모두 무법자들로 시종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고 이를 조명한 영상과 작법도 거칠다.

제목과 달리 주인공은 7명이 아니다. 스페어 택시기사(정소영), 그의 애인인 편의점 점원(이지현), 형사(이남희·안홍진), 해결사(윤용현·성동일), 비행청소년(이후·장지웅) 등 10명이 넘는다.

이야기는 직업을 알 수 없는 회장(명계남)의 검은돈을 놓고 벌어진다. 이들은 돈을 차지하기 위해, 정의감에, 자존심이 상했다는 이유 등으로 인면수심의 행각을 서슴지 않는다.

드라마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추리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플래시 백과 포워드를 반복, 과거와 현재의 상황을 복잡한 퍼즐 맞추듯 엮어냈다.

고참형사가 주유소 사장과 동성애 관계로 밝혀지는 대목 등은 드라마의 일련성을 깨뜨린다. 형사가 돈을 차지하려 한 게 사랑의 도피를 위해서이고, 이에 대한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삽입된 두 사람이 사랑을 확인하는 대사는 드라마의 통일성과 속도감을 더욱 흐트러놓고 만다. ‘7인의 사무라이’ ‘황야의 7인’ 등 유명 영화에 얽매인 제목의 7인도 하이라이트 장면에서조차 맞지 않아 영화감상을 방해한다.

여러 점에서 ‘펄프 픽션’ ‘저수지의 개들’ ‘자카르타’ 등을 떠올리게 한다. 일련의 세련미를 추구한 멜로영화에 식상한 관객이라면 허점 투성이지만 투박한 파격의 재미는 즐길 만하다.

/배장수기자 cam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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