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씨 삼성전자서 후계수업?

2001.03.01 19:04

삼성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장남 재용(在鎔·33)씨의 경영참여가 공식화함에 따라 그가 어떤 형태로 참여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회장은 지난 28일 전경련 신임 회장단 상견례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용씨의 경영일선 참여에 대해 “올해 안에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설(說)로만 나돌던 재용씨의 경영참여를 공식화한 것이다. 재용씨는 이회장의 배려로 이미 고교 시절부터 제일제당과 삼성전자의 주요 부서를 돌며 예비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미국 하버드대 유학을 통해 경영학석사(MBA) 및 박사 과정도 마쳤다.

삼성은 “재용씨의 경영참여는 시기 선택만 남은 상태”라며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다만 곱지 않은 여론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의 반발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재용씨의 경영참여 시기에 대해서는 삼성 계열사의 주주총회가 끝나는 이달 중순 이후 가닥이 잡히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관건은 역시 재용씨의 경영참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의 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관계자도 “경영참여는 올 상반기를 넘기지 않을 것으로 안다”며 “이르면 이달 안에 어느 정도 그림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재용씨가 터잡을 곳으로는 삼성전자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가 평소 삼성전자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고 현재 외형상 삼성전자 부장 직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다는 장점이 있다.

재계는 그가 경영에 참여하더라도 당분간 의사결정에 책임지는 부담 때문에 등기이사가 될 가능성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담당 부서는 회사 사정을 잘 파악하고 경영수업에 적합한 기획·재무 분야가 거론되고 있다.

한편 삼성은 재용씨의 ‘경영참여=본격적인 승계’로 보는 시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이회장이 건강한 데다 재용씨의 나이나 주변 여건을 고려하면 최소 5~6년 이상은 경영수업을 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문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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