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하이닉스, 이제부터 시작이다

2001.11.01 18:54

하이닉스반도체는 채권단이 지원방안을 결정함에 따라 일단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아직 완전 정상화의 기틀이 마련됐다고 보기에는 여러 모로 미흡하나, 이번 지원 결정은 금융시장 안정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하이닉스 처리는 본질적으로 살리느냐 죽이느냐는 ‘선택의 문제’라기보다는 어느 쪽으로 방향을 정하든 시급히 단안을 내려야 할 사안이었다. 찬반 논란과 은행권의 이해관계 등에 얽혀 차일피일 시간을 끌다간 나라경제만 결딴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채권단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아래 수습의 가닥을 잡은 것은 국익 차원에서 바람직스런 일로 평가된다.

이 회사의 운명은 향후 반도체 경기와 직결돼 있기는 하나 그렇다고 반도체 가격이 회복되기만을 두손 놓고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채권단은 일단 살리기로 방향을 잡은 이상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로 난관을 헤쳐나가야 할 것이다.

채권단은 무엇보다 회사측과 공동 구성키로 한 기업구조조정 특별위원회를 통해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 작업이 강도높게 진행되도록 노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다만 논란이 되고 있는 일부 생산라인의 중국 이전문제는 중국의 반도체산업 추월 가능성 등 나라경제의 장래를 내다보는 안목에서 보다 신중히 처리했으면 한다. 또한 신규 지원에 차질이 없도록 협조체제를 공고히 하는 한편 하이닉스가 투자지연 등으로 기술 및 가격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경영정상화 플랜을 마련, 실천해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이 회사 경영진과 노조는 힘을 합쳐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함은 물론이다.

외국 경쟁업체들이 제기하는 특혜시비 문제는 정부가 통상차원에서 풀어야 할 과제다. 이번 결정이 채권단의 독자적인 판단으로 이뤄진 사안임을 주지시키고, 앞으로 이러한 시비의 소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불간섭주의를 견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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