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칼럼]개성도 중요하지만 전문가와 튜닝해야

2002.10.01 15:59

휴대폰을 튜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문자판을 뜯어내고 네온을 넣어 색색깔의 버튼을 만든다거나 작은 보석을 달아 외관을 장식하는 것은 이제는 고전적인 방법에 속한다. 휴대폰 자체를 미니 자동차처럼 꾸미고 안테나의 위치를 조정하는 등 고난도의 기상천외한 튜닝 방법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휴대폰 튜닝족들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인터넷에는 튜닝 동호회가 생기고 튜닝 전문가와 전문 가게가 생겨났다고 한다.

튜닝이라는 말은 악기의 음을 고르게 조절한다는 뜻이다. 오토바이나 자동차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외관을 취향에 맞게 장식하는 것을 튜닝이라고 하고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튜닝한다는 말도 일반적으로 많이 쓰인다.

휴대폰 튜닝이 유행하기 전에는 컴퓨터 본체를 튜닝하는 것이 인기였다. 외관을 누드 본체로 바꾸어 네온을 설치하거나 냉각수를 붓고 모형 물고기를 넣어 미니 어항으로 꾸미는 것도 보았다.

‘남들과 똑같은 것은 싫다’는 것이 휴대폰 튜닝족들의 튜닝 이유다. 아주 조그만 부분이지만 남들과 다른 자기만의 개성을 찾고 싶어하는 신세대들의 취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런데 자신의 개성을 좀더 효과적으로 드러내려면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판단이 있어야 한다. 성형수술도 마찬가지다.

얼마전 융비술을 원하는 20대 초반의 여성이 찾아왔다. 코가 낮아 수술을 원하는데 수술한 티가 전혀 나지 않도록 귀엽고 동글동글한 모양을 원한다고 했다. 그러나 상담을 청한 이 여성은 키가 170㎝도 넘어보이는 데다 얼굴이 다소 길고 살집이 별로 없는 타입이었다. 이렇듯 긴 얼굴을 가진 사람에게는 작고 귀여운 코가 잘 어울리지 않는다. 가늘고 긴 얼굴에는 얼굴 모양과 비슷하게 길면서도 약간 높은 듯한 코가 잘 어울린다.

반대로 얼굴형이 둥근 사람은 뾰족하고 높은 코는 다소 인위적으로 보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런 코를 갖고 싶다고 해도 과연 잘 어울릴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둥근 얼굴에는 너무 높지 않고 약간 둥근 모양의 코가 어울리고 각이 진 얼굴에는 조금 통통하면서도 형태가 있는 코가 어울리듯, 코의 높고 낮은 형상은 그 사람의 얼굴 크기와 윤곽을 비롯해서 눈이나 입술과의 균형까지 고려하여 정해져야 한다.

애초에 생각했던 모양과 나의 권유가 일치하지 않자 이 여성은 한동안 난감해하는 듯했다. 그러나 결국은 전문가의 미적 견해를 존중해 주었고 나중에는 수술 결과에 상당히 만족스러워했다. 자신의 개성을 강하게 어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방면에 충분한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의 견해가 있다면 이를 충분히 고려하는 것이 성숙한 태도가 아닐까 싶다.

/양두병·제림성형외과의원장 (성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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