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축구 별들이 뜬다

2002.10.01 18:43

북한 여자축구의 별들이 부산에 뜬다.

아시아최강 북한 여자축구팀이 2일 오후 7시20분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지난해 아시아여자축구선수권 결승전 상대였던 일본과 첫경기를 갖는다.

강한 체력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토털사커’를 구사하는 북한 여자축구는 남자축구 못지않은 박진감이 넘친다. 1999년 여자월드컵 8강진출 실패에 이어 아시아선수권에서도 3위에 그치자 2000년 4월 대폭적인 개편을 단행한 북한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에서 그야말로 선풍을 일으켰다.

99여자월드컵 준우승팀인 중국이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1-3으로 맥없이 무너졌고 결승전에서는 일본이 사력을 다한 수비작전을 펼쳤으나 결국 0-2로 완패했다.

이들 가운데 북한 ‘올해의 10대선수’에 뽑힌 조성옥(28), 리금숙(24), 진별희(22)의 공격 삼각편대의 파괴력은 가공할 만하다.

특히 팀의 막내인 진별희는 당분간 아시아 여자축구 최강의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의 기대주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준결승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진별희는 중국의 최종 수비라인을 두번이나 무너뜨리며 골키퍼까지 제치고 골을 넣는 탁월한 스피드를 보였다. 당시 여자축구리그가 활성화돼 있는 북유럽의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 스카우트 공세를 펼쳤을 정도.

여기에 아시아선수권에서 15골로 득점왕에 오른 리금숙은 골결정력이 탁월하고, 주장으로 스트라이커와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노장 조성옥의 기량이 절정에 올라 상대 수비진이 대처방안을 찾기 힘들다.

이들 3명은 실력은 비슷하지만 성격은 갖가지. 조성옥은 워낙 성격이 활발해 말도 잘하지만 리금숙은 낯선 사람을 만나면 눈도 똑바로 뜨지 못하고 수줍음을 탄다. 소녀티를 갓 벗은 진별희도 묻는 말에만 대답할 뿐 수줍음을 타기는 마찬가지.

한국과 북한·중국·일본·대만·베트남 등 6개국이 출전해 풀리그를 벌이는 여자축구에서 북한의 최대 라이벌은 역시 중국. 중국은 아시아선수권 패배를 이번 대회 우승으로 설욕하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베트남의 전력이 한참 처지는 가운데 남은 메달 하나를 놓고 한국과 일본·대만이 치열한 접전을 벌일 전망이다.

〈부산/김석기자 s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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