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비디오 찾기]큐비스트

2003.01.02 15:55

원제: Possible Worlds

2000년/ 캐나다/ 92분/ 미스터리, SF

감독: 로버트 르페지

출연: 틸다 스윈튼, 탐 맥카머스

출시: SKC(2002.12.18)

다아크의 평점: ★★★★★★★

(7.0/10)

한 남자가 두개골이 열린 채 뇌만 사라진 시체로 발견된다. 엽기적인 설정으로 시작하는 영화이긴 하지만 비디오 재킷의 정보처럼 ‘한니발’이나 ‘양들의 침묵’류의 범죄 스릴러를 기대해 비디오를 빌렸다면 실수를 한 것이다. 더 이상의 살인은 등장하지 않고, 누가 범인인지에 대한 집착 또한 곧 잊게 된다. 그러나 너무 실망하지는 말 것. 이미 죽어버린 남자의 과거, 또는 현재로 인해 새로운 퍼즐이 시작된다.

가상현실, 무의식, 혼란한 정체성의 진실 등을 해석하는 영화들은 다양한 소재와 스케일로 제공돼 왔다. 큐비스트는 연장선상에 서있지만 좀 더 사색적이며 과묵한 방법을 선택한다. 그래서 몽환적이기까지 한 이 영화는 차라리 상식을 초월한 한 천재의 개인적 자아 여행 또는 로맨스로 보이기도 한다.

이 작품을 남다르게 하는 것은 소재 자체가 가진 독특한 상상력에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매력적인 것은 이런 상상력을 뒷받침하는 세련된 화면구성과 감각적인 화면전환이다. 여기에 끝까지 균형을 잃지 않는 전개의 리듬감 또한 맞물려 영화는 끝까지 차갑고 지적인 분위기를 뿜어낸다. 마지막 여주인공에게 던져지는 쉽지 않은 선택과 해답은 결국 관객의 것으로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역설적인 주제를 함축적으로 은유한다.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로버트 르페지는 배우와 각본가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영화인이다. 연출가로서도 꾸준히 활동해 왔는데 최신 연출작인 큐비스트는 감독으로서 국내에 소개되는 그의 첫 작품으로 작년 제1회 광주 국제영화제에서 시민 영화광장섹션을 통해 상영되기도 했다.

여배우 틸다 스윈튼 역시 범상치 않은 작품들에 출연해온 매력적인 여배우. ‘올란도’ ‘비치’, 얼마 전 국내에 소개된 비디오 ‘딥 엔드’ 등에서 모습을 볼 수 있다.

/최명국·비디오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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