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이야기]2월의 행성 ‘태양의 전령’수성

2003.02.02 15:58

서양의 점성술이나 동양의 음양오행설에서 해와 달, 그리고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등의 다섯 행성은 사람의 운명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태양계에는 9개의 행성이 존재하는데, 그중 앞의 오행성이 오래 전부터 세인의 관심을 끈 이유는 이들 행성(planet)이 맨눈으로도 보이고 끊임없이 별(항성, 恒星, star) 사이를 움직이며 두드러지게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름이 ‘行星’이다.

그렇다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 중 다섯 행성을 보신 분은 손을 들어보시라. 밤하늘에 조금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샛별이라 불리는 금성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나름대로 밤하늘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붉은 행성 화성, 태양계 최대 행성인 목성, 둥근 고리를 두른 토성까지 보았을 것이다. 여기까지 4개의 행성을 모두 보았다면 나름대로 별에 제법 관심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소위 별보기를 취미로 하는 아마추어 천문인들도 본 사람이 매우 적은 행성이 있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 수성이다.

수성은 9개 행성 중 태양에서 가장 가까이 돌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가 보면 태양을 중심으로 멀어졌다가 가까워지기를 반복하는 것처럼 관찰된다. 수성을 뜻하는 머큐리(Mercury)는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전령의 신’으로, 하늘을 바삐 움직이는 수성의 모습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처럼 수성은 태양 곁을 멀리 벗어나지 않고 따라다닌다. 그렇기 때문에 해진 후 서쪽 하늘이나 해뜨기 전 동쪽 하늘에서만 잠깐 동안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아주 보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

수성은 1년 중 태양에서 6회 정도 멀리 떨어진다. 이때가 수성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올해 그 첫번째 기회는 2월4일을 전후로 며칠간이다. 이 시기에 새벽 동쪽 하늘을 보면 모든 별을 압도하는 밝기로 빛나는 별이 있을 것이다. UFO로 오인될 정도로 밝은 빛을 발하는 이 천체는 수성이 아니고 금성이다. 금성은 해와 달 다음으로 밝은 천체다. 금성을 찾았다면 거기서부터 왼쪽 45도 아래로 비스듬히 시선을 내려보자. 그곳에서 빛나는 별을 찾았다면 여러분들은 드디어 태양계 1번 행성인 수성을 목격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관측은 새벽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조금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아침잠이 많은 사람이라면 4월을 노려보자. 그때는 저녁 하늘에서 볼 수 있으니 게을러도 된다.

지동설을 주장하여 인류의 우주관에 일대 변혁을 불러온 위대한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 그러나 그런 그도 수성을 보지 못하고 생을 마쳤다고 한다. 여러분들은 살며 한가지라도 더 많은 것,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길 바란다.

덧글 하나. 오는 15일(음력 1월15일)은 정월대보름이다. 그런데 이날 밤에 뜨는 달은 완전히 둥근 달이 아니다. 실제 달이 완전히 둥글어지는 시각(망)은 17일 아침 8시15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5일의 달은 누가 뭐라 해도 정월대보름 달이다. 한해 소원을 마음껏 비시길….

/월간 별과우주 편집장/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