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람 그후]14살 재즈니스트 진보라

2003.02.02 16:12

‘14살의 당돌한 피아니스트 진보라양’(경향신문 2002년 11월20일자 35면)으로 소개됐던 저를 기억하시나요. 귀여운 얼굴, 발랄한 몸짓으로 무대를 장악해 버리는 솜털 보송보송한 소녀를요. 보라는 요즘 들어 정신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답니다. 대입 검정고시를 준비하기 위해서죠. 아침 일찍부터 오후 늦게까지 학원에서 보내야 하는 바쁘고도 답답한 생활이랍니다. 그렇지만 이 시험을 통과해야 미국 줄리아드음대 재즈과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대요. 그래서 꾹 참고 있지요. 힘들 때마다 지난해 일어났던 즐거운 일들을 많이 생각해요. 지난해 말 ‘진보라의 크리스마스 특별 콘서트’ 생각을 하면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아리랑’에 ‘베사메무초’와 ‘어메이징 그레이스’ 테마를 결합시킨 자유연주에 관객들이 환호하며 큰 박수를 보내주었거든요. 그뿐 아니었죠. 신문에 보도된 뒤 잡지사·신문사 인터뷰가 줄을 이었고, TV에도 출연했어요. 방송은 조금 떨렸지만 원래 무대체질인 보라 아닌가요. 곧 익숙해져서 당당하게 연주해냈죠.

좀처럼 공부에 집중이 되지 않을 때면 다음달 있을 연주회를 꿈꿔보기도 해요. 다음달 말 재즈평론가 김진묵 선생님, 아쟁 연주가인 백인영 선생님과 함께 인도로 연주여행을 떠날 예정이거든요. 인도에서 초청을 받았는데요, 인도 사람들과 함께 무대에 서는거예요. 거기서도 아리랑 같은 우리나라 국악을 들려줄 겁니다. 피아노로 국악을 연주하면 마치 외국 문물을 우리 것으로 재창조 한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거든요. 또 올 6월에는 가야금 연주단 ‘예랑’과 함께 하는 공연도 잡혀있어요. 국악과 재즈를 접목하는 첫 무대인데 생각만 해도 가슴이 떨려요. 아직 15살이지만 지켜 봐주세요. 정말 열심히 해서 세계적인 재즈 피아니스트가 될 테니까요.

/김정선기자 kjs04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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