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이야기]‘지구 판박이’화성 올여름엔 더 밝다

2003.06.01 15:52

◇8월 27일 80여년만에 최대접근

지난 5월8일 화성 궤도를 돌며 탐사 활동을 펼치고 있는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로부터 한 장의 사진이 지구로 전송됐다. 반달 모양의 푸른 빛 행성과 그 행성 주위를 공전하고 있는 위성이 작은 먼지 정도의 크기로 찍혀 있었다. 이 한 장의 사진은 바로 1억3천9백만㎞ 떨어진 화성에서 카메라로 지구와 그 위성인 달을 촬영해 전송한 것이다. 화성에서 본 지구는 -2.5등급(별의 등급은 숫자가 작을수록 밝다)으로 화성의 저녁 하늘에서 제법 밝게 빛나고 있을 것이다.

지구를 제외한 태양계의 여덟 행성 중 가장 주목을 받는 행성은 화성이다. 20세기 초, 미국의 천문학자 퍼시벌 로웰은 화성에 지적 생명체가 건설한 것으로 보이는 운하를 관측했다고 발표했다. 화성의 지적 생명체 존재 가능성은 큰 관심을 모았고 화성을 주제로 한 소설과 영화 제작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1965년 최초의 화성 탐사선 마리너 4호가 보내온 사진은 온통 사막뿐 운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당시 신문들은 ‘화성은 죽은 행성’이라고 대서 특필하였다.

최근의 화성 탐사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화성의 생명체 존재 여부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화성이 지구와 가장 비슷한 환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화성의 지름은 지구의 절반 정도로 하루의 길이는 지구와 비슷하며, 계절 변화의 원인인 자전축의 기울기도 지구와 비슷한 25도이다. 그래서 지구처럼 뚜렷한 사계절이 있으며 지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희박하지만 대기도 있다. 또 물이 흘러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수로나 협곡이 많이 보인다. 1976년 화성 표면에 내려앉은 바이킹 1, 2호가 측정한 화성의 여름 최고기온은 영하 33도, 최저기온은 영하 83도였다. 지구 남극의 최저기온이 영하 80도까지 내려가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온도인 셈이다.

이처럼 지구와 비슷한 화성이 오는 8월27일 지구에 ‘대접근’한다. 지구와 화성은 대략 2.2년을 주기로 가까워진다. 15년마다 최근접거리에 다가온다. 그런데 이번의 대접근은 다른 때보다 특별하다. 1924년 대접근 이후 80여년 만에 지구와 화성 사이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대접근 중에서도 최대접근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2287년까지는 이번보다 더 가까운 대접근은 없다. 살아 생전에 올해만큼 크고 밝은 화성을 보기 힘들다는 의미다.

6월에 화성은 자정이 넘은 늦은 밤 동쪽 하늘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다른 별들보다 특별히 밝고 붉게 빛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화성임을 알 수 있다. 6월 하순이면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1.44등급)만큼 밝아진다. 대접근 때의 밝기는 -2.88등급으로 온 하늘에서 해, 달, 금성 다음으로 밝다. 붉게 이글거리는 화성 모습은 올 여름 천문계의 최고 화제거리가 될 것이다.

/심재현(월간 별과우주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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