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배·달·천·국!

2003.09.01 08:34

“자장면 배달시키신 분~”

전화 한통이면 몇 분도 안돼 ‘휘리릭’하고 집앞에 도착하는 신속성. ‘주문즉시 배달’의 정신. 그 이유 하나만으로 자장면 배달 한번 안시켜본 사람이 있을까. 그러나 ‘배달의 기수’ 자장면배달원은 이제 ‘배달계’에선 고전에 속한다.

대한민국은 배·달·천·국!

전화나 마우스 클릭으로 뚝딱 배달

배달시대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사람들은 바쁜 샐러리맨들이나 맞벌이부부다. 아침 굶기를 밥 먹듯이 했다는 김모씨(30). 그는 요즘 한달에 4만원 하는 과일 배달서비스를 이용한다. 그는 “평소 준비하는 게 귀찮아서 아침을 잘 먹지 않았는데 신선한 과일을 아침마다 먹으니까 아침 출근길이 즐겁다”고 했다.

사실 아침 배달 서비스는 이제 보편화된 얘기다. 건강과 미용, 생활편의를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기호에 맞춘 각종 식품 배달 전문점이 유망 창업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을 정도다. 밥이나 죽은 물론이고 샌드위치·케밥·베이글·달걀찜·고등어자반구이까지 배달해준다. 여기에 양상추·샐러리·적색채 등 야채들을 곁들인 샐러드나 신선한 과일, 생식과 녹즙 같은 건강식품도 집이나 회사에서 바로 받을 수 있다. 전날 과음한 직장인들을 위한 해장국 배달도 있다.

아침만 배달되는 게 아니다. 직장에서 밤늦게 야근을 하다보면 배가 출출해지기 일쑤. 그럴 땐 주저없이 전화 다이얼을 눌러라. 족발집이나 감자탕집 등 24시간 영업하는 식당은 이미 흔하다. 요즈음에는 야식만 전문적으로 배달하는 곳도 상당수다. 전골·찜·탕·볶음요리부터 파전·두부김치·도토리묵 등 안주거리까지 배달해준다. 심지어 PT병에 시원한 생맥주를 담아 배달해주기도 한다.

해장국에서 면기저귀까지 메뉴 다양

뭐든지 배달해 먹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싱싱한 활어회까지 인터넷으로 끌어들였다. 한 인터넷사이트를 통하면 노량진에서 직접 회를 뜬 우럭·광어·세꼬시 등을 2시간 이내에 지정장소에서 받을 수 있다. 직장 모임이나 집들이는 물론, 가족나들이라도 가는 날이라면 야외에서 직접 배송받을 수도 있다.

영·유아를 타깃으로 하는 일명 ‘에인절사업’에도 배달시대가 열리고 있다. 주부 장모씨(30)는 아기용 면기저귀를 한 달째 사용하고 있다. 아기 면기저귀 세탁배달업소를 통해 1주일에 한 번 세탁한 기저귀를 배달받고 사용한 기저귀는 수거해가도록 하고 있다. 이유식 분야에서도 국산 유기농 재료를 사용한 천연이유식을 정해진 시간에 배달해주는 업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대한민국은 배·달·천·국!

첨단 GPS로 무장, 배송상태 한눈에

퀵서비스나 택배도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영역을 다양화하고 있다. 조의금이나 부의금 배달 서비스는 이미 열기가 꺾였다. 퀵서비스는 24시간 서비스로까지 발전했다. 인공위성을 이용한 위치추적시스템(GPS)을 갖추고 있는 택배업체도 생겼다. GPS를 통해 배송차량의 위치정보, 온도 등을 파악해 배송상태를 파악하고 식품의 경우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최근 휴가철을 맞이해 여행가방을 피서지로 배달해주고 집으로 다시 가져다주는 바캉스 택배도 나왔을 정도다.

앉아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시대. 앞으로 과연 무엇이 안방으로 ‘배달’될지 짐작하기도 어렵다.

〈김진우기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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