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장고항 어촌계-근로복지공단

2006.12.11 18:28

충남 당진 장고항에 고깃배들이 정박해 있다.

충남 당진 장고항에 고깃배들이 정박해 있다.

충남 당진군 석문면 장고항(長古項). 끝없이 펼쳐진 갯벌과 그 너머에 시원한 수평선이 한 눈에 들어오는 전형적인 갯마을이다. 서해안에서 보기 드물게 일출·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장고항이라는 지명은 어부들이 고기잡이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본 포구 모습이 목이 좁은 악기 ‘장구’를 닮아 갖게 됐다고 한다.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으로 교통이 편리해지고, 입소문에 의해 널리 알려지면서 수도권 지역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장고항은 전체 주민 3,000여명 중 700여명이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어선은 190여척이다. 실치잡이배를 포함해 어선이 160여척이고 나머지 30여척은 관광객을 위한 바다낚시선이다. 장고항의 주 어종은 실치, 굴, 바지락, 간자미, 광어, 우럭, 놀래미다. 연간 생산량은 실치 36t, 굴 10t, 바지락 70t 정도다.

이 중 실치는 장고항을 대표하는 어종이다. 실치는 몸이 하얗고 실처럼 가늘고 작아 붙여진 이름이다. 흔히 도시락 반찬으로 알려진 ‘뱅어포’가 바로 이 실치를 말린 것이다. 실치는 떼지어 물살에 밀려다니다가 고깃배가 쳐 놓은 그물에 차곡차곡 쌓인다.

하지만 이 실치는 너무 작아서 그런지 그물에서 건지자마자 바로 죽어 버린다. 또 한나절 지나면 썩기 시작한다. 그래서 실치회는 산지인 장고항이 아니면 먹을 수 없다. 돈이 있어도 못 먹는 게 실치회라는 말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이와 배, 들깻잎, 양배추와 집에서 직접 만든 초장으로 버무린 향긋한 실치회는 먹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고 마을 사람들은 자랑한다.

실치는 3월부터 6월초까지 난다. ‘장고항 실치 축제’도 이 때 열린다. 장고항 주변 횟집들도 몰려오는 손님들로 눈코뜰새가 없다. 올해의 경우 지난 4월13일부터 16일까지 4일간 축제가 열렸다. 이 기간 동안 3만~4만여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실치 시식회, 실치잡이 대회, 갯벌 바지락 체험, 가요제, 실치아줌마 선발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렸다. 장고항을 찾는 관광객 수는 연 평균 10만여명이다. 어촌을 테마로 해 마을 전체를 관광 상품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일명 ‘강굴’로 불리는 자연산 굴도 미식가의 입맛을 자극한다. 물살이 세고 수온도 적당한 이 곳 굴은 속이 알차고 향도 좋으며 달기로 유명하다. 어획량이 적기 때문에 장고항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만 판매되고 있다.

장고항은 먹거리뿐 아니라 볼거리, 즐길거리도 풍부하다. 서해안에서 유일하게 해돋이를 볼 수 있고, 일몰·월출 광경도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는 왜목마을이 지척에 있다. 국화도를 포함해 주변의 크고 작은 아름다운 섬에서 해수욕을 할 수도 있다.

이 중 깨끗한 물과 곱고 하얀 모래 등이 자연 경관과 어우러진 ‘섬 속의 해수욕장’ 난지도 해수욕장은 전천후 휴양지다. 바다낚시도 즐길 수 있다. 계절과 조황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한번 낚싯배를 타면 1인당 10~15마리는 거뜬히 잡는다. 갯바위 낚시도 손맛이 괜찮다. 충청남도와 당진군이 장고항을 ‘문화마을’로 지정하고 현재 33억원을 투자해 해안도로 개설 등 여러 기반 시설을 조성 중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당진수협도 장고항 실치축제에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20~30년 전만 하더라도 실치잡이철이 되면 마을 전체가 포를 만들기 위해 실치 삶는 냄새로 가득했습니다. 그 때에는 일거리를 찾는 사람, 실치를 먹기 위해 온 사람 등 전국 각지에서 구름처럼 몰려들었어요.”

3대째 이곳에서 사는 토박이 강세구씨(48·장고항 상가번영회장)는 “실치회는 이 곳이 아니면 먹을 수 없는 장고항만의 자랑거리”라고 말했다.

〈당진|최인진기자〉

-장고항 가는 길-

[新 그린어메니티] 25. 장고항 어촌계-근로복지공단

서울, 경기도 방면: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송악IC에서 나와 고대부곡공단과 석문방조제(10.5㎞)를 지나 석문면 쪽으로 가다보면 장고항 포구가 나온다.

천안, 아산 방면: 인주 사거리(34번 국도)에서 삽교호 방조제 쪽으로 가 38번 국도(서해안고속도로 진입방면)를 타고 석문방조제를 지나 장고항 쪽으로 향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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