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그린어메니티]도시민 유혹 ‘농촌의 재발견’

2006.12.18 17:48

농림부는 2002년부터 농외소득 향상을 위해 과거와는 다른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생산개념에서 벗어나 도농교류를 통해 농가소득을 꾀하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대표적인 사업이 녹색농촌체험마을 조성이다. 특히 체험마을을 향상시키기 위한 취지로 마련된 ‘농촌마을가꾸기 경진대회’는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매년 대상과 우수상, 장려상을 받은 마을은 이전과는 달리 농산물 직거래가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체험관광객도 몰려든다.

충남 태안 볏가리마을을 찾은 도시어린이들이 용두레를 이용해 바다물을 염전으로 퍼 올리는 체험을 하고 있다.

충남 태안 볏가리마을을 찾은 도시어린이들이 용두레를 이용해 바다물을 염전으로 퍼 올리는 체험을 하고 있다.

제1회 농촌마을가꾸기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강원도 화천 토고미마을의 예를 보면 2002년 농촌마을가꾸기를 시작하기 이전에는 마을을 찾아오는 방문객은 전무했다.

또 친환경오리농법으로 쌀농사를 지을 때 화천의 토고미란 이름은 화천에서조차 몰랐다.

하지만 농촌마을가꾸기가 진행되고 농촌체험과 친환경농업이 활성화되자 마을소득과 도시민 방문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한 명도 찾지 않던 강원도의 이름없는 마을이 이제는 1년에 1만명 이상이 찾는 마을로 변하고 친환경오리쌀만도 1년에 80㎏짜리 1천가마 이상을 도시소비자들에게 팔고 있다.

2003년도 제2회 농촌마을가꾸기 대상을 수상한 충남 홍천의 문당리 환경농업마을.

충남 문당리는 자연과 생명사랑의 48년 전통이 있는 풀무학교와 연계되는 마을이다. 1980년대 말부터 친환경농업을 처음 시도한 한국농업의 핵심지역 중 하나다. 문당리지역은 국내 최초로 환경농업과 오리농업을 시작해 인근 약 2백50만평에 친환경농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연간 2만여명의 도시민과 어린이를 유치하고 있다.

2004년 3회 농촌마을가꾸기 대상 수상마을은 전북 진안의 능길마을이다. 기존 1, 2회 대상마을과 차이점은 농업중심에서 마을체험 중심으로 관점을 바꿨다는 점이다. IMF 이후 정부 도움 없이 인진쑥 공장을 차려 지금은 연매출 5억원의 경이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2005년 4회 농촌마을가꾸기 대상마을은 충남 태안의 볏가리마을이다. 볏가리마을의 특징은 농촌과 산촌, 어촌 경관을 한 지역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또 구멍바위 등 지역자원에 적절하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주민들은 구멍바위를 지나가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고 소개한다.

이 마을은 서울에서 4시간이나 걸리는 먼 거리이나 정부지원을 적게 받은 마을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마을이기에 전문가들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

[新 그린어메니티]도시민 유혹 ‘농촌의 재발견’

올해 수상한 전북장수의 하늘내들꽃마을. 천혜의 자연환경을 어메니티자원으로 변화시킨 마을이다. 마을배경산인 천반산은 백두대간의 장안산에서 분기된 산으로 진안군과 경계를 이룬다. 마을 앞에는 뜬봉샘에서 발원한 금강이 흐른다. 절경의 경관 속에서 봄이면 고사리, 취나물, 더덕, 도라지 등이 지천으로 널린다.

2003년 도시에서 귀농한 들꽃지기 박일문씨와 사무장인 하영택씨가 체험마을 사업의 전반적인 브레인 역할을 한다. 마을 주민 90% 이상을 체험 사업에 참여시키는 결집력도 마련했다. 도농교류를 시작한 지 2년에 불과한 이 마을이 농업부문 최고상을 받은 것에 대해 관련전문가들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심사결과표의 세부항목에 대해 설명을 들으면 수긍하게 된다.

농촌마을가꾸기 경진대회가 시행된 지 5년이 경과됐다. 이 기간동안 대상마을의 특징은 친환경마을에서 체험마을로 변화하고 유럽과 같은 어메니티마을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어메니티마을로 변화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지만 속도와 과정과 절차가 생략된 채 변화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상지대 김성훈 총장은 “어메니티 증진은 정부의 농산어촌 경쟁력강화 차원에서 계속 진행돼야 한다”면서 “농촌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지역경관과 어울려 독특한 풍광을 가꾸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상오 전문위원 399635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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