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사면 뒤처진다” 불안감 자극

2007.01.01 16:50

‘따라 소비하기’가 몰개성화와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지만 기업은 오히려 소비자들의 ‘따라하기 문화’를 마케팅 전략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철저히 이용한다. 소비자들이 특정 제품을 ‘덩달아’ 구입한다는 것은 그 제품이 ‘히트상품’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업체의 생존과 직결된다.

특히 전자제품 등 대량생산을 위주로 하는 공산품 제조업체는 제품 기획단계부터 소비자들의 ‘미 투(Me too) 문화’를 마케팅 전략으로 적극 활용한다. ‘소비자 선호도 조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신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휴대전화의 경우 제품 기획단계부터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가격대와 디자인, 기능 등에 대한 철저한 설문 조사가 실시된다. 또 ‘얼리어댑터’ 등을 중심으로 치밀한 기능 점검이 이뤄진다. 손으로 쥐었을 때 가장 좋은 ‘파지감’을 확인하고 슬라이드폰의 경우 ‘슬라이딩’할 때의 미세한 감각까지도 체크한다. 말하자면 모든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몰개성화된 특장점’을 개발하기 위해 최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셈이다.

이 같은 ‘소비자 따라 하기’ 심리를 이용,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제품이 LG전자 초콜릿폰이다. 초콜릿폰은 소비자들의 ‘만족도’에 충실하기 위해 엔지니어가 주도하던 휴대전화 디자인을 아예 일반 디자이너에게 맡겼다. 전기적 특징이나 수치 등에 연연하기 쉬운 엔지니어를 ‘2선’으로 후퇴시키고 디자이너로 하여금 ‘소비자 심리’를 읽어내도록 배려한 것이다. 색상을 ‘블랙’으로 한 것도 일반인들이 가장 무난하다고 생각하는 색상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전지현폰’과 ‘이효리폰’은 광고모델로 ‘슬림’의 대명사인 유명인을 내세워 더욱 적극적으로 ‘따라하기’를 유도한 제품이다. ‘날씬한 여성들은 이 모델을 사용한다’는 메시지를 통해 대량 구매를 유도한 것이다. 전세계 판매대수 2백만대, 국내서도 지난 11월 현재 6만대가 팔려 평판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 LCD TV 보르도는 최근 국내에 불고 있는 ‘와인붐’을 상품 판매에 응용했다. 웰빙의 대표격 주류인 와인을 마실 수준이라면 TV도 보르도를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이처럼 소비자 기호 파악에 성공한 제품들이 아예 용품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은 경우도 적지 않다. LG전자 세탁기 ‘트롬’은 앞선 성능과 디자인 등으로 세탁기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만도의 김치냉장고 ‘딤채’도 소비자들의 따라 하기 기호를 철저히 파악, 김치 냉장고의 ‘상징’으로 평가 받고 있다.

〈김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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