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 오향장육 명소 3곳

2007.09.20 10:01

호소력 짙은 육질의 향연… 만두와 협연 혀를 녹이다

20세기 성악계는 카루소로 시작하여 파바로티로 끝났다고 말할 정도로 파바로티의 미성과 하이C는 세상 사람들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파바로티와 함께 잘생긴 외모와 연극적인 표현력의 도밍고, 백혈병을 극복한 뒤 더욱 깊어진 호소력과 짙은 음색의 카레라스 세 명을 소위 ‘스리 테너’라고 총칭하며 그들의 위대함을 칭송하곤 했다. 특히 그들이 함께 남긴 스리 테너 콘서트 앨범은 대중음악 못지 않은 인기를 지금까지도 누리고 있다. 20세기는 다시 말해 스리 테너의 시대였다.

[샐러리맨의 만찬]영등포구 오향장육 명소 3곳

영등포구라는 한 구역 내에 감히 오향장육계의 ‘스리 테너’라고 부를 만한 쟁쟁한 맛집 세 군데가 공존하고 있다. 각기 독특한 개성을 갖고 한국 오향장육계의 대표주자로 20여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그 명성을 잃지 않고 있는데, 여의도의 ‘서궁’과 영등포동의 ‘대문점’, 마지막으로 ‘북창원’이 그곳이다. 오향장육의 그 말쑥하고 향기로운 고기의 느낌이 미성에 해당한다고 하면 만두의 볼륨감 있는 맛은 표현력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고기와 만두의 조화가 이루어져야만 오향장육의 맛은 비로소 완성되는데, 그런 까닭에 이 세 집의 오향장육과 만두의 궁합은 가히 비교를 불허한다고 말할 수 있다.

‘서궁’은 면종류를 제외한 다양한 메뉴를 취급하는 중국집이다. 특히 오향장육은 그 촉촉한 육질과 톡 쏘는 마늘 소스의 독특함, 비강을 가득 채우는 생강과 샹차이의 향기와 매끈한 짠슬의 부드러움이 함께 맛의 교향악을 이룬다. 여기에 얇은 피의 두툼한 군만두가 가세하면 금상첨화다. 밑에 깔린 양배추나 샹차이는 얼마든지 리필이 가능하기 때문에, 혹시나 다른 메뉴 하나쯤 더 시켜 식단을 더욱 풍족하게 장식할 수도 있다.

‘서궁’이 파바로티라고 한다면 영등포동의 ‘대문점’은 도밍고, ‘북창원’은 카레라스라고 감히 특징지을 수 있다. 간장소스와 따로 내놓는 양배추와 ‘짠슬’, 생오이 고명이라는 공통점을 갖는 이 영등포동의 오향장육 전문점들은 육질과 만두에 있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진정한 라이벌이다. 미역계란탕으로 입을 씻어주는 ‘대문점’은 튼실하고 단백한 육질에 짠슬의 독특한 향, 여기에 두툼한 피와 소담스러운 속의 군만두가 까칠하되 쫀득한 맛을 더해준다. 현실감 있는 오향장육의 단백함이 일품이다. ‘북창원’은 더욱 인상적인 육질과 한층더 바삭한 군만두가 특징으로서, 특히 송화단의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얹힐 때 그 깊고 짙은 오향장육만의 호소력이 빛을 발한다.

서궁: (02)780-7548, 대문점: (02)2678-3256, 북창원: (02)2678-4818 / 오향장육: 2만원대(서궁), 1만5000원대(대문점, 북창원)

〈박제성|음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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