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의 ‘할머니 무용단’ 매달 요양원 등 위문공연

2007.12.06 09:37

1985년부터 활동했다. 지하철 공연, 자갈치축제 주2회, 양로원·요양원 등 한 달에 5번 공연한다. 출연료는 받지 않는다. 대신 출연료를 주는 축제행사에 초청될 때 활동비를 마련한다.

레퍼토리도 다양하다. 스페인 무용을 한국 트로트 음악에 맞춰 퓨전화했다. 전통춤만 추면 위문받는 이들이 지루하다고 할까봐 퓨전춤과 전통춤을 골고루 보여준다. 정무연은 “서울에선 생각지도 못할 일”이라고 했다.

[춤과 그들]12명의 ‘할머니 무용단’ 매달 요양원 등 위문공연

정무연은 ‘서울 대감놀이’ ‘에스파냐카니’ ‘시에릿도린도’ 등을 추고 스페인 노래 14곡과 라틴 노래, 우리 노래인 ‘나그네 설움’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도 부른다. 단원들이 의상을 갈아입을 시간을 주기 위함이다.

단원들은 ‘부채춤’ ‘궁중무’ 외에 창작춤인 ‘팔도강산’ ‘마을 수호신’ ‘가을밤’ 등을 춘다. 노인들이 좋아할 만한 레퍼토리여서 예술성보다 대중성에 비중을 둔 것도 사실이다.

김옥수(65), 박순심(60), 김영순(66), 신애경(47·예명 동나겸), 강서순(60), 안차남(58)씨 등 단원 12명. 이들은 연습 중에도 허리에 정무연무용예술단 단원증을 부착하고 있다. 작으나 크나 조직이고, 돈 가지고 되는 조직이 아니기에 더욱 단원증이 중요하다고 했다.

11년째 활동 중인 김옥수 단장의 말. “선생님께선 항상 철저한 것을 추구합니더. 그래도 제자들이 일본이고, 예고(여기) 많십니더. 우린 해마다 일본, 사이판 등에 위문공연을 갑니더. 저번에 오사카 안갔습니꺼! 한평생 장가도 안가고 저리 사십니더. 억수로 불쌍한 사람임더. 아들딸이 있나 장가를 갔나, 우리가 와가 이래 연습하는 게 낙이시죠. 양로원, 요양원, 정신병원 등 다달이 가고 있습니더!”

김호창 정무연 무용단 총무는 7년 전 김단장 소개로 이곳에 왔다. 정무연 선생을 보조하며 춤을 가르친다. 가수로도 활동한다. 구치소와 양로원 공연 때는 단원들이 돈을 모아 생필품이나 먹을거리 등 물품을 구입해 가져간다. 한두 번도 아니고, 결국 출연료로 충당하든가 회비를 1만원씩 내기도 한다. 기금은 없다.

“선생님께서 전립선이 아프세요. 그런데 이상하죠? 우리 단원들이 병원에 모시고 가면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해요. 힘있는 남자 제자들이 많으면 선생님 모시고 다니기도 수월할 텐데, 우리도 같이 늙어가고 있으니…. 선생님께선 남자 제자를 키우지 않으세요. 옛날에 불쌍한 남자 제자들을 거두시곤 했는데 그들이 선생님 학원에 기숙하며 필요한 물건이나 돈 등을 훔쳐가곤 해서 다시는 남자 제자를 거두지 않으신대요.”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