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극의 달인 이미라…이순신 등 주인공 작품 창작

2007.12.20 15:56

이미라에게 다른 욕심은 없다. 충신과 열사들을 주인공으로 한 무용극을 통해 국내외에 조상들의 생애와 정신을 알리는 사명감이 있을 뿐이다.

1962년 안무한 ‘성웅 이순신’은 박정희 대통령 초청으로 서울 국립극장에서 공연됐다. 이미라는 이순신 장군을 주제로 한 무용극을 수차례 안무하고 이순신 역으로 직접 출연하면서 ‘난중일기’의 진솔한 내용에 푹 빠졌다.

이순신장군 순국 400년 기념 무용극 ‘성웅 이순신’(1998년).

이순신장군 순국 400년 기념 무용극 ‘성웅 이순신’(1998년).

그의 꿈은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받는 것이다. “실록 ‘승정원 일기’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는데 왜 ‘난중일기’가 안된단 말입니까. 이순신의 얼과 충효사상을 기리기 위해 교육적으로도 문화재 지정이 필요합니다.”

‘열사 유관순’은 독립기념관 개관식 기념 초청작이다. 70여명의 무용수가 출연해 민족의 본질성을 치열하게 그렸다. 틈만 나면 들이대는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과 독도·동해에 대한 억지 주장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가 바로 이 작품이기도 하다.

백제 놀이 ‘산유화가’는(전 7장) 76년 이미라가 제9대 예총 충남도 지회장일 때 발굴, 그해 10월 경남 진주에서 열린 제17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문화부장관상을 받은 작품이다. 구전으로 내려오는 1300여년 전 ‘산유화가’를 노동요로 바꾸고 전통춤을 곁들인 민속놀이로 재현했다. 고 박계홍 충남대 교수가 고증한 이 작품은 백제 시조 온조왕부터 의자왕으로 이어지는 백제 역사를 담고 있다. 백제 부흥운동의 기둥인 복신 장군과 도침 대사의 충절, 비운에 스러진 삼천궁녀의 아픔이 춤과 노래 속에 담겨 있다. 충남 은산면 은산리에서 전해지는 은산별신굿도 민속학자 임동권 중앙대 명예교수의 대본으로 재현돼 66년 중요무형문화재 제9호로 지정됐다. 토속신앙적인 제전에 군대 의식이 가미된 장군제적 성격의 의식으로, 억울하게 죽은 장군과 병사를 위로하며 무병장수를 비는 제례다.

이외에 이미라는 61~78년 민속놀이를 발굴·지도했다. 대보름과 추석에 행해지던 소먹이놀이, 횃불 쌈놀이, 등마루 놀이, 거북놀이 등 충남 민속놀이 발굴을 계속했다. 아산줄다리기는 71년 제12회 전국민속예술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70년에는 같은 대회에서 거북놀이로 이미라에게 공로상이 돌아가기도 했다. 사람들은 억척스럽게 춤 교육과 춤 발굴에 청춘을 바친 이미라에게 전통춤과 놀이를 발굴해달라고 청했다. 발굴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도 없는 터여서 이미라가 도맡아 발굴에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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