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홍길 대장 “유가족에 진 빚 교육으로 보답”

2009.03.01 18:14
이로사기자

네팔에 초등학교 짓는다

산악인 엄홍길 대장(48·사진)이 네팔의 쿰푸히말라야 팡보체 마을에 초등학교를 짓는다. 지난해 5월 설립한 ‘엄홍길 휴먼재단’의 첫 프로젝트로 5월5일 어린이날에 기공식을 한다. 엄 대장은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이 꿈을 펼치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홍길 대장 “유가족에 진 빚 교육으로 보답”

엄 대장이 팡보체 마을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85년. 첫 히말라야 등반 때였다. 해발 8848m 에베레스트산 등반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엄 대장은 이듬해 두 번째 등반에 나섰다. 당시 3000m가 넘는 거대 암벽을 오르던 중 현지 셰르파 술딤 도르지가 추락사하는 사고를 겪었다. 엄 대장은 “처음 경험한 ‘인간의 죽음’이었다”고 말했다.

“크레바스에 빠진 시신을 찾지도 못했어요. 하산하면서 그 친구의 홀어머니, 결혼한 지 3개월된 아내와 일가친척들을 만났지요. 무척 괴로웠습니다.”

이후 엄 대장은 그쪽 지역을 등반할 때마다 도르지의 고향인 팡보체 마을을 찾아 생활비를 지원하는 등 유가족들을 살폈다. 재단 설립 때 첫 사업지로 팡보체 마을을 떠올렸다.

엄 대장과 재단 관계자 등 30여명은 4월30일부터 7박8일 일정으로 ‘팡보체 초등학교 기공식 트레킹’ 길에 오른다. 해발 3930m 고산 마을인 팡보체에 하나뿐인 초등학교는 돌로 얼기설기 지은 건물이라 시설이 매우 열악하다.

“교실·강당·의료시설·도서관·농구코트 등을 갖춘 번듯한 학교를 지으려고 해요. 그러면 의료봉사도 한결 쉬워지고 아이들도 제 마을에서 학교를 다닐 수 있겠지요.”

학교는 2010년 초쯤 완공될 예정이다. 현재 가장 큰 난관은 건축자재 ‘수송’ 문제다. 고지대라서 헬리콥터를 동원해야 한다. 엄 대장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헬리콥터로 3600m 고지까지 물자를 나르고, 이후 야크와 인력까지 동원해야 해 수송비가 많이 든다”고 말했다.

엄 대장의 바람은 그곳 아이들에게 산골짜기 사람의 긍지와 꿈을 심어주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 수많은 산을 다니며 본 오지의 아이들은 불확실한 미래를 갖고 있었다”며 “물질적인 혜택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앞길을 개척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의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