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일본서 ‘제 2 한류’ 꽃피운다

2010.09.01 21:23 입력 2010.09.01 21:24 수정

카라, 데뷔 앨범 종합차트 2위

소녀시대, 첫 쇼케이스 대성황

5월 데뷔한 포미닛도 인기가도

일본에 속속 진출하고 있는 국내 아이돌그룹에 대한 열기가 심상찮다. 한때 드라마가 주도했던 일본내 한류가 가요로 방향을 틀면서 아이돌그룹이 ‘제2의 한류’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소녀시대, 카라, 포미닛 등 최근 진출한 걸그룹이 주도하는 형국이다.

◇걸그룹 잇단 진출에 뜨거운 열기=올 들어 성공적으로 첫발을 내디디며 포문을 연 것은 카라다. 지난 5월 일본에서 팬클럽 창단식과 쇼케이스를 개최한 카라는 지난달 데뷔 앨범 ‘미스터’로 일본 최대 유선방송기업인 USEN이 집계하는 J-POP 주간 종합차트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 차트는 일본 전국 거리의 유행 히트곡 랭킹과 청취자 리퀘스트, 방송횟수 등을 집계해 발표하는 차트다.

지난달 2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소녀시대의 첫 쇼케이스에는 2만명의 일본팬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 자리에는 NHK, 후지TV를 비롯해 일본의 미디어, 광고, 음반사 관계자 100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데뷔전부터 각종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소녀시대에 대한 열기 때문인지 일본 미디어들은 최근 잇따라 한국 걸그룹의 인기를 분석하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산케이스포츠, NHK, 후지TV, 오리콘 등은 소녀시대의 쇼케이스를 비중있게 보도하기도 했다. 소녀시대는 이달 8일 데뷔 싱글 ‘GENIE’를 발매한다.

지난달 25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콜로세움에서 첫 쇼케이스를 연 소녀시대. 2만여 관객이 모인 가운데 ‘소원을 말해봐’ 등 히트곡을 들려주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달 25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콜로세움에서 첫 쇼케이스를 연 소녀시대. 2만여 관객이 모인 가운데 ‘소원을 말해봐’ 등 히트곡을 들려주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5월 데뷔한 포미닛도 현지의 한국 걸그룹에 대한 열기를 데우고 있다. 특히 소녀시대와 포미닛은 일본 최대의 패션 음악 이벤트인 ‘걸스 어워드 2010’ 무대에 함께 선다.

◇확대된 팬층=걸그룹이 이끌고 있는 새로운 한류열풍은 이전과는 다른 팬층으로 구성돼 있다. 드라마 주 시청층이던 주부들이 한류를 이끌었다면 이제는 10~20대의 젊은 여성층으로 확산됐다. 특히 이들이 일본의 음악, 대중문화 시장을 주도하는 층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일시적인 한류현상이 아니라 일본 가요시장에 한국 가요가 본격적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유니버설 재팬의 다카세 본부장은 “소녀시대의 쇼케이스에 참가한 관객 중 약 80%가 20대 이하 여성층”이라며 “소녀시대의 향후 일본 활동에 더욱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문화평론가 정덕현은 “국내에서 아이돌의 활동은 가요뿐 아니라 드라마, 영화 등으로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다른 장르와 결합되면서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실력과 조직력 갖춰 현지화=보아, 동방신기, 빅뱅 등 앞서 진출한 아이돌의 성공은 일본 내에서 한국 가요의 위상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최근 진출하고 있는 걸그룹들은 탄탄한 실력과 치밀한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하고 있다. ‘아이돌고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내시장 경쟁의 문이 좁다보니 아이돌그룹은 라이브 실력과 춤 등 퍼포먼스까지 갈고 다듬어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자랑한다. 여기에다 주먹구구식 접근이 아니라 현지의 대형 기획사나 음반사와 손잡고 마케팅을 펼치면서 시장에 안착하는 데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다양한 음악장르가 발전한 일본이지만 한국식 걸그룹과 같은 형태가 없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일본의 걸그룹으로는 모닝구무스메, AKB48 등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나치게 마니아층 중심으로 접근해왔으며 완벽하게 갖춰진 모습 대신 성장과정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실력이나 대중친화력이 훨씬 뛰어난 한국 걸그룹의 등장은 일본 대중을 매료시키며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는 “일본 걸그룹의 춤이 율동 수준이었다면 한국 걸그룹은 군무를 통해 훨씬 뛰어난 비주얼 퍼포먼스를 보여줄 뿐 아니라 라이브 실력, 외모까지 경쟁력을 자랑하며 문화적인 경쟁력과 생산력이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또 “걸그룹의 인기와 활동영역의 정도는 단순히 한류를 좋아하는 소비계층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일본 대중문화 전반에 더 넓고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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