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케네스 그레이엄 글·로버트 잉펜 그림 | 살림어린이
‘갑자기 두더지가 솔을 냅다 바닥으로 패대기치며 외쳤다. “짜증나!” “어휴, 빌어먹을!” “봄맞이 대청소가 다 뭐야!” 두더지는 외투도 걸치지 않고 집 밖으로 뛰쳐나갔다. …“올라가자! 올라가자!” 마침내 쑤욱! 햇볕 속으로 두더지의 주둥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1908년 처음 출간된 베스트셀러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의 첫 장면이다. 땅 속에 살던 호기심 강한 두더지가 불현듯 땅 위로 뛰쳐나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더지는 영리하고 재치 넘치는 친구 물쥐, 지혜롭고 마음이 따뜻해 강 마을 동물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오소리 아저씨를 만난다. 두더지와 물쥐는 모험을 좋아하고 허풍이 심한 두꺼비와 함께 아슬아슬하면서도 유쾌한 여행을 떠난다.
멀게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가깝게는 <해리 포터> 시리즈를 탄생시킨 영국 아동문학의 저력은 대단하다. 숲 속 동물들을 통해 우정과 모험, 평화와 자유를 일깨워주는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역시 영국의 자존심이라 불릴 정도로 사랑을 받았다. 호주 출신으로 100권이 넘는 책에 그림을 그린 화가 로버트 잉펜의 그림이 담긴 이번 책은 100주년 기념판이다. 소설가 원재길이 내용을 축약하지 않고 충실하게 번역했다. 1만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