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가장 파산시킨···‘스포츠도박의 덫’

2015.01.29 09:00
디지털뉴스팀

국내 모 중공업 회사에 다니는 ㄱ씨는 부인과 세 자녀를 둔 평범한 가장이었다. ㄱ씨는 지난해 4월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홍보하는 인터넷 댓글을 보고 호기심에 들어갔다. 사이트에선 러시아 아이스하키 등 다양한 종목에 거액을 무제한 베팅할 수 있었고, ‘짜릿한’ 매력에 빠지게 됐다. 결국 ㄱ씨는 7개월 만에 8000만원을 도박으로 탕진했다. 손실액을 회복하기 위해 사채까지 손을 댔다. 그러나 ㄱ씨는 사채로 빌린 2700만원마저 모두 날리고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에 허덕이는 신세가 됐다.

서울 남부지검 형사1부는 필리핀에 사무실을 두고 350억원대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김모씨(39) 등 6명을 입건해 이 중 3명을 구속, 나머지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에게 도박사이트 운영 계좌를 공급한 박모씨(41) 등 5명과 대포통장을 빌려준 김모씨(29) 등 6명도 불구속 기소됐다.

고향 지인 사이인 김씨 등은 필리핀 등지에 본거지를 두고 서버를 운영하면서 인터넷 댓글을 통해 사이트를 홍보했다. 사이트는 회원이 다른 회원을 추천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몸집을 키워갔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에 대비해 사이트 도메인 주소를 3개월마다 바꾸면서 2년6개월간 도박사이트를 운영했다.

그러나 2013년 12월쯤 이들 중 1명이 성매매 사건에 연루돼 조사를 받으면서 처음 꼬리가 잡혔다. 지난 11월 검찰이 범행에 쓰인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 788개를 추적한 끝에 약 1년 만에 줄줄이 기소됐다.

해당 사이트는 국내외 메이저 스포츠만 대상으로 하는 공식 스포츠토토사이트와는 달리 러시아 아이스하키, 이집트 축구, 스타크래프트 등 다양한 스포츠를 내걸어 이용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1회당 100만원까지 무제한 베팅할 수 있는데다 베팅할 팀조차 ‘사다리게임’으로 찍어 스릴감을 높이는 방식을 도입해 회원들을 쉽게 도박중독에 빠지게 했다.

검찰은 이번에 기소된 일당 이외에 소재지를 알 수 없어 기수 중지된 4명을 좇고, 도박에 참여한 회원들도 모두 처벌하기로 했다.

또 도박사이트 운영으로 발생한 불법 수익을 전액 추징하고 숨긴 수익에 대해서는 보유 재산을 추적해 철저히 환수할 방침이다.

평범한 가장 파산시킨···‘스포츠도박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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