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공부는 지식 습득이 아닌 ‘수행’이다

2017.10.20 19:35 입력 2017.10.20 19:38 수정

집중과 영혼

김영민 지음 | 글항아리 | 1012쪽 | 4만8000원

[책과 삶]공부는 지식 습득이 아닌 ‘수행’이다

철학자 김영민은 오랫동안 공부라는 화두를 붙들어왔다.

<집중과 영혼>은 그간의 공부론을 밀도 있게 모아놓은 책이다. 그는 2010년에도 <김영민의 공부론>이라는 책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신들의 기독교>(2012) 이후 5년 만에 펴낸 이번 책은 그동안 축적해놓은 공부론을 모두 쏟아내기라도 한 듯, 분량이 1000쪽을 넘어간다. 여태 그가 써낸 책들 가운데 가장 두껍다.

동물은 먹거나 교미하거나 하는 일에 ‘열중’할 수 있을 뿐이지만, 인간은 위장이나 생식기가 욕망하는 것에 열중하는 동물적 수준을 벗어나 특정 행위에 ‘집중’할 수 있다. 중구난방으로 날뛰는 리비도를 억제해 ‘차분한 집중’의 상태에 돌입하는 것은 오로지 인간만이 지닌 능력이다. “이 차분함, 그리고 이와 관련되는 섬세하고 질긴 집중의 능력으로써 베토벤이나 아인슈타인, 그리고 안중근이나 김연아의 성취가 이루어진 것이다.”

저자의 사유는 고전과 현대, 종교와 과학, 대중문화와 철학 등 이질적이면서도 폭넓은 영역을 활보한다. 저자의 활달한 보폭을 따라가다가 알게 되는 것은, 그가 말하는 공부가 단순히 지식을 얻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 기량을 갈고닦아 고도의 정신성에 도달하는 수행에 가깝다는 점이다. 공부가 수행이라는 것은 공부가 단순히 머리를 쓰는 기술이 아니라 몸을 통해 이뤄지는 연마의 과정이라는 뜻이다.

이는 장인의 태도에 비견할 수 있을 텐데, 저자가 하나의 장 전체를 할애해 일본인과 일본 문화의 내면을 분석하고 있는 것은 공부에 대한 저자의 이 같은 입장과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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