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선 한 달 순연한 민주당, 비방전으로 날새울 건가

2021.07.19 21:36 입력 2021.07.19 21:40 수정

더불어민주당이 19일 대선 후보 경선을 한 달 순연했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 비상 방역에 돌입함에 따라 9월 초까지 TV토론과 지방순회·선거인단 투표를 마치려 한 경선 일정을 10월 초까지 늦춘 것이다. 그러나 후보들 간 네거티브 공세는 나날이 격해지고 있다. 예비경선 문턱을 갓 넘은 6명의 대선 주자들이 미래·비전 토론은 뒷전이고 서로 할퀴는 비방전만 벌이고 있다.

앞서가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추격하는 이낙연 전 대표 측은 날선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이 과거 문재인 대통령 비방글이 올라온 트위터 ‘혜경궁 김씨’ 사건을 다시 꺼내들자 이 지사 측은 옵티머스 수사 중에 이 전 대표 측근이 사망한 경위를 밝히라고 맞섰다. 둑이 터진 설전은 “(이 지사는) 윤석열 호위무사”라느니, “(이 전 대표는) 박정희를 찬양하던 분”이라는 공격으로 이어졌다. 급기야 경기도 유관기관 공무원이 카톡 ‘단체 대화방’에서 비방을 주도한 의혹이 제기되자 이 전 대표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 지사 또한 민주당 강성 당원이 만든 ‘군필원팀’ 포스터에 대해 소년공 시절 프레스에 끼여 굽은 팔 사진을 공개하며 항변했다. 후보·캠프·지지자 가릴 것 없이 편싸움으로 치닫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따지는 무의미한 선거판이 됐다.

민주당 선관위는 선 넘은 비방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며 경고하고, ‘예비경선 득표율’을 허위로 조작·유포한 당원 5명을 징계키로 했다. 이틀 전 이 지사는 “비열한 꼼수정치를 하지 말자”고 촉구했다. 이 전 대표는 19일 인신비방을 삼가며 캠프 간에 자제·소통하자고 했고, 정세균 전 총리도 “과거회귀식 진흙탕 싸움엔 선을 긋겠다”고 선언했다. 심판·후보 모두 경선의 과열·혼탁에 급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후보마다 ‘내검남비(내가 하면 검증, 남이 하면 비방)’식 인식의 간극이 커 일촉즉발 위기는 상존하고 있다.

대선은 후보들이 만들고자 하는 세상을 보여주고 평가받는 시간이다. 지난 국정을 되짚고, 비전과 본선 경쟁력을 다투는 여당 경선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네거티브로 덮인 선거판에서는 미래·정책 얘기가 귀에 들어올 리 없고, 그로부터 생긴 감정의 골은 대선 주자 모두의 짐이 될 뿐이다. 민주당은 한번 무너지면 되잡기 힘든 경선 룰을 처음부터 제대로 세우고, 후보들도 선을 지키며 페어플레이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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