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선별진료소 가보니...방역체계 전환 첫날 시민들 혼란

2022.01.26 15:46 입력 2022.01.26 16:25 수정

코로나 검사 체계 전환 첫날인 26일 경기 평택보건소 선별진료소(신속항원검사장)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으려고 줄 서 있다.

코로나 검사 체계 전환 첫날인 26일 경기 평택보건소 선별진료소(신속항원검사장)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으려고 줄 서 있다.

26일 오전, 경기 평택보건소 선별진료소는 문을 열자마자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PCR(유전자 증폭) 검사장과 신속항원검사장 두곳 모두 길게 늘어선 줄은 짧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시민 상당수는 이날부터 60세 이상, 밀접접촉자 등 고위험군만 PCR 검사를 받고 나머지는 일단 신속항원검사를 받도록 검사 체계가 바뀐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어디서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공군○○부대 소속 군 장병 4명은 PCR 검사장과 신속항원검사장 두 곳을 번갈아 쳐다보며 한숨을 쉬고 있었다. 휴가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기 위해 PCR 검사를 받으려고 하는데 대상(고위험군)이 아니라서 검사를 해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방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휴가자는 선별검사소에서 PCR 검사후 이상이 없을시 부대에 복귀하도록 하고 있다. 오모 병장은 “검사 체계가 바뀐 사실을 몰랐고, 휴가중이라는 것을 입증할 ‘휴가증’도 없는 상태”라며 “보건소 직원이 ‘고위험군이 아니기 때문에 자가진단키트만 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PCR 검사를 해주지 않아 난감하다”고 말했다.

코로나 검사 체계 전환 첫날인 26일 경기 평택보건소 선별진료소(PCR 검사장)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으려고 줄 서 있다.

코로나 검사 체계 전환 첫날인 26일 경기 평택보건소 선별진료소(PCR 검사장)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으려고 줄 서 있다.

시민 상당수는 보건소 직원의 안내를 받고서야 신속항원검사장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하지만 증상이 있거나 주변에서 확진자가 나와 검사를 받으러 왔다는 ‘의심스러운’ 시민들은 어디서 검사를 받아야 할지 혼란스러워 했다.

자가진단키트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PCR 검사의 경우 직원이 직접 검사를 해줬지만 본인이 직접 하는 자가진단키트의 경우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자가검사키트를 통해 양성이 나온 사람만 PCR 검사를 받는 새로운 검사 체계가 오히려 이중 검사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감기 증상이 있어 진료소를 찾았다는 김모씨(45)는 예전처럼 PCR 검사를 받으려고 했지만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다. 김씨는 “자가진단키트 검사후 ‘음성’으로 확인됐다”며 “보건소 직원이 곧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안내했지만 찝찝한 마음에 일단 집에서 하루 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녀와 함께 신속항원검사를 했다는 이모씨(38)는 “양성이 나오게 되면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 탓에 야외에 설치된 현수막에서 자녀와 함께 15분 가량 결과를 기다려야 했다”면서 “다행히 모두 음성이 나왔지만,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번거롭고 불안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검사 체계 전환 첫날인 26일 경기 평택시 굿모닝병원(호흡기 전담클리닉)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PCR 검사를 기다리며 줄 서있다.

코로나 검사 체계 전환 첫날인 26일 경기 평택시 굿모닝병원(호흡기 전담클리닉)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PCR 검사를 기다리며 줄 서있다.

이날 낮 12시쯤 평택시청 인근에 있는 굿모닝병원(호흡기 전담클리닉) 선별진료소에는 수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렸다. 드라이버 스루와 워킹 스루를 병행하는 선별소에 수백여m 길게 늘어선 줄은 흡사 명절 직전 시장에 몰린 인파 수준이었다. 이 곳에는 보건소와 달리 문진표를 작성하면 순서대로 PCR 검사를 해주고 있었다. 한 직원은 “평택시로 부터 바뀐 검사 체계로 하라는 지침을 통보받지 못했기 때문에 종전처럼 PCR 검사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검사 체계 전환 시행 첫날이다 보니 시민들이 다소 불편을 겪는 것 같다”면서 “효과적인 의료 자원 활용을 위해 기존의 PCR 검사는 반드시 검사가 필요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현장에서 최대한 혼란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평택시는 오미크론 변이 초우세 지역으로, 이날부터 전남·광주·안성 등과 함께 새로운 검사·진료체계가 시행되고 있다. 이에따라 지역 보건소 3곳(평택·송탄·안중)과 호흡기전담클리닉 2곳(굿모닝병원·성모병원) 등 선별진료소를 5곳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무증상 또는 경증 재택치료 확진자 진료 병원도 6곳 운영한다. 안심 숙소를 지정해 재택치료 감염자들이 거주지에서 생활하기 어려운 경우 머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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