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옹호자’ 머스크는 트위터의 정책을 바꿀 수 있을까

2022.04.10 16:58 입력 2022.04.10 17:37 수정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2019년 6월 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E3 게이밍컨벤션에 참석해 토드 하워드 게임 개발자의 연설을 듣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연합뉴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2019년 6월 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E3 게이밍컨벤션에 참석해 토드 하워드 게임 개발자의 연설을 듣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연합뉴스

세계에서 가장 트위터를 많이 활용하는 사업가가 직접 트위터의 최대주주가 돼 경영에 뛰어들었다. 세계적인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얘기다.

그의 행보는 “전혀 새로운 유형의 미디어 재벌이 출현했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가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전기차를 만들었듯 기성 언론이 아닌 소셜미디어 경영 참여로 기존에 없던 생태계 구축을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업계에선 극단적인 ‘표현의 자유 옹호자’인 머스크가 게시물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트위터의 정책을 후퇴시킬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머스크가 지난달 14일 트위터 주식 7348만6938주(지분율 9.2%)를 보유해 트위터 최대주주에 올랐다고 공지했다. 트위터의 창업자이자 전직 CEO인 잭 도시(2.25%)가 보유한 지분의 4배가 넘는다. 트위터는 그 다음날 머스크가 이사회 멤버로 들어와 경영에도 참여한다고 알렸다.

머스크와 트위터의 만남은 잇단 화제를 모으며 시장의 기대도 받고 있다. 트위터는 지난 5일 게시글 수정 기능을 시범 도입한다고 밝히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트위터는 그동안 게시물을 삭제할 수는 있지만 수정할 수 없게 해 이용자들의 불만을 사왔다. 머스크는 지난 9일 자신의 트위터에 별로 활약하지 않는 유명인들의 명단을 올리며 “트위터는 죽어가는가”라고 썼다. 해당 유명인들의 활동과 트위터의 경영 개선을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트위터 애플리케이션(앱). AP연합뉴스

트위터 애플리케이션(앱). AP연합뉴스

지난 1일 종가 기준 39.31달러였던 트위터 주가는 이달 8일 17.6% 오른 46.23달러로 마감했다. 트위터의 성장 지체를 머스크가 해소해 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 제프리의 분석가인 브렌드 씰은 “머스크의 신기술에 대한 탁월한 감각은 트위터에 역동성을 불어넣고 변화의 촉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의 트위터 경영 참여는 홍보 수단의 안정적인 확보와 지분 가치 상승을 통한 재산 증식을 함께 고려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머스크는 테슬라에 회사 차원의 홍보팀을 두지 않고 개인 트위터를 사실상 유일한 홍보 창구로 활용해왔다. 8100만명으로 사업가 중에선 가장 많은 팔로워를 뒀다. 하지만 2018년 트위터에 테슬라의 상장폐지 가능성을 언급해 SEC의 제재를 받는 등 돌출 발언으로 미 당국과 갈등을 빚어왔다.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처럼 트위터에서 자신의 계정이 차단될 가능성이 생기자 아예 지분을 인수해 경영 참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가 월간 이용자 2억1700만명인 트위터를 전기차와 우주(스페이스X), 태양에너지(솔라시티) 등 사업을 알리는 플랫폼으로 점찍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성 언론인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했던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와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려 소셜미디어 지분을 매입했다는 얘기도 있다. 머스크가 가상화폐 등 신사업에 밝기 때문에 그러한 신사업과 기존 사업을 연계하기에도 소셜미디어가 적합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 업계에선 벌써 머스크가 자신이 선호하는 도지코인을 트위터의 결제 옵션에 넣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소셜미디어 업계의 가장 큰 관심은 머스크가 트위터의 개입 정책을 바꿀 수 있을지다. 트위터는 미 대선 후 폭력을 선동하는 것으로 판단해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을 차단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에는 러시아 국영언론 트위터를 차단하는 등 혐오와 폭력, 가짜뉴스를 막는데 적극적이다. 반면 머스크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브로드밴드 서비스에서 러시아 뉴스를 차단해달라는 미 정부의 요구에 ‘머리에 총을 겨누지 않는 한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히 거절했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가 트위터가 콘텐츠 차단 기능을 남발해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눈치를 보지 않는 머스크의 성향 상 트위터 이사회 내에서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격론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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