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일 대선 후 처음 대면했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 해외 순방을 외교 참사로 규정하고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이에 맞서면서 정국 긴장이 심화하는 가운데 나온 장면이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공식 회담은 사실상 기약 없는 상태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지난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4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 대표는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과 행사장에 도착해 단상 위 좌석에서 윤 대통령을 기다렸다.

윤 대통령이 도착하자 이 대표 등 여야 지도부는 일어나 박수로 맞이했다. 윤 대통령은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사열을 마친 뒤 이 대표와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단상으로 올라가 맨 앞줄에 앉은 정 위원장, 이 대표, 주 원내대표와 눈을 맞추며 악수했다. 이후 행사가 끝날 때까지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별다른 대화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민주당의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추진으로 정국이 급랭한 터라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대면이 주목받았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윤 대통령의 ‘이 XX’ 발언에 대해 “지금 들어도 ‘바이든’ 맞지 않나. 욕하지 않았나. 적절하지 않은 말을 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지난 8월 이 대표 취임 직후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나왔던 영수회담은 현재로선 요원한 상태이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민생 경제 문제를 의제로 영수회담을 수차례 요구해왔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다녀오고 나서 (여야)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만나는 것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 대표와 함께하는 단독 회담은 사실상 거절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순방을 다녀왔지만 박 장관 해임건의안을 거부하며 당분간 영수회담이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