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5년 을묘년 정조가 창덕궁을 떠나 수원화성을 거쳐 사도세자의 묘소인 융릉까지 원행(園幸) 가는 모습을 당대 최고의 화가 김홍도가 이끄는 도화서 화원들이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다. 의궤의 반차도에는 정조를 수행한 1799명의 사람들과 779필의 말이 행진하는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그려져 있다.
서울 창덕궁에서 화성 융릉까지 정조의 발자취가 3년 만에 재현된다. 서울시는 경기도·수원시·화성시와 함께 오는 8~9일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 재현’ 행사를 재개한다고 3일 밝혔다. 정조 능행차는 1996년 수원화성 축성 200주년을 기념해 수원 지지대고개~수원고 8㎞ 구간을 재현한 이후 2016년 창덕궁~수원화성 47.6㎞로 확대돼 매년 열리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다.
올해 행사에서는 실제 59.2㎞의 능행차 구간 중 43.5㎞이 재현된다. 서울은 창덕궁~종로3가~세종대로사거리 구간과 노들섬에서 배다리로 한강을 건너는 구간, 금천구청~시흥5동 주민센터 구간 등 3.8㎞를 200명이 20필의 말을 이끌고 행렬을 이어간다. 이후 시흥행궁~화성행궁~융릉까지 안양·군포·의왕·수원·화성까지 39.7㎞는 2500명이 말 325필을 이끌어 전 구간 재현한다.
특히 정조대왕의 행렬이 배를 연결해 만든 다리(배다리)로 한강을 건너는 장면은 노들섬에서 길이 25m, 높이 4m의 LED 영상을 통해 미디어 시연으로 진행된다. 이를 위해 노들섬 1층 내부에서 잔디광장으로 통하는 중앙통로에 ‘미디어 배다리’가 설치될 예정이다.
행차 재현과 함께 주요 장소에서는 체험 프로그램과 볼거리도 마련된다. 창덕궁 출궁부터 광화문광장까지 이어지는 여정에서는 정조가 혜경궁 홍씨에게 미음을 올리는 미음다반과 잡귀를 쫓는 의식인 나례가 진행되고, 수원 행궁광장에서는 길마재 줄다리기, 융릉에서는 현륭원 제향 공연이 열린다.
행사를 전후로 서울과 수원, 화성 시내 일부 구간에서는 교통이 통제된다. 서울 율곡로·돈화문로·종로 일부가 오는 8일 오전, 시흥5동 주민센터 앞 등은 7~8일 전면 통제된다.
자세한 교통정보는 서울지방경찰청(www.spatic.go.kr)과 서울시 교통정보센터(topis.seoul.go.kr), 수원시(www.suwon.go.kr), 수원문화재단(www.swcf.or.kr), 화성시문화재단(www.hcf.or.kr/hcf/1), 2022 정조효문화제(hs-jeongjo.com/2022)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