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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대통령, 10년 만의 방한 의미와 중요성

2022.10.24 03:00 입력 2022.10.24 03:04 수정
김영채 주나이지리아 대사

모하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우리 정부와 세계보건기구(WHO)가 25~26일 서울에서 개최하는 ‘세계 바이오 서밋’ 참석차 방한한다. 나이지리아 대통령의 방한은 10년 만이다. 특히 양국 간 보건·에너지·방산·국제기구 선거 등에서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김영채 주나이지리아 대사

김영채 주나이지리아 대사

세계 6위의 인구(2억2000명)와 석유·가스 등 풍부한 자원을 가진 나이지리아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4400억달러로 아프리카 제1의 ‘경제대국’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편을 통해 상임이사국 자리를 넘보는 ‘외교대국’이기도 하다. 현재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유엔 사무차장,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총재 등이 나이지리아 출신일 정도로 국제기구 진출도 활발하다.

음악, 패션, 스포츠 등에서도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놀리우드(Nollywood)’로 불리는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은 미국, 인도와 더불어 세계 영화계를 이끌고 있다.

부하리 대통령은 2015년 대선에서 나이지리아 역사상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루고 2019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나이지리아는 코로나19 시기임에도 지난해 3.4%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가구당 출생률 5.3명으로 인구가 폭증하고 있어 경제성장이 인구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기후변화,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 외부 악재로 빈곤층이 40%를 넘고 청년층 구직난이 특히 심각하다.

이에 나이지리아 정부는 석유·가스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탈피하고 제조업·농업 육성을 통해 실업률을 줄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1960년 독립 당시 비슷한 경제 수준이었던 한국이 경이적인 경제발전을 이룬 것을 높이 평가하고 그 경험을 공유하는 데 관심이 크다. 경북 새마을재단은 나이지리아 북부 카치나주에 쌀 생산 노하우 전수를 위한 시범단지를 운영 중이고,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전자정부·교육·직업훈련 분야에서 모범적 협력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2019년 아프리카 자유무역지대(AfCFTA) 출범으로 13억명 인구와 GDP 3조4000억달러 규모의 거대 소비시장이 출현하면서 각국의 아프리카 진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경제적 기회뿐만 아니라 정부가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을 실현하는 데 아프리카 핵심국가인 나이지리아와의 협력은 더욱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이번에 세계 바이오 서밋을 통해 백신·바이오 의약품 제조 산업 육성과 이를 위한 국제사회 논의를 이끄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이지리아도 말라리아 등 고질적 풍토병으로 국민 건강뿐만 아니라 경제발전까지 저해되는 상황에서 올해 WHO에 의해 지역 백신 제조 허브로 지정된 것을 계기로 보건 분야 육성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부하리 대통령의 세계 바이오 서밋 참석은 보건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보다 진전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과 나이지리아는 1980년 수교 이래 유엔과 아프리카연합(AU)을 비롯한 국제무대에서 협력했고 양자관계도 내실있게 진전되어 왔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우리 건설 기업의 수주 절반 이상을 나이지리아가 차지하고 있다. 2010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처음으로 개설된 아부자의 한국문화원은 한류 전파의 선봉대 역할을 해왔다. 이번 10년 만의 나이지리아 정상 방한은 양국이 앞으로 보건을 포함한 기후변화·에너지 등 글로벌 도전에 공동대응해 나가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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