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올려라 ‘카잔의 기적’

2022.11.30 22:45

러시아 대회 때 독일 꺾은 이변

활동량 앞세운 역습 전략 적중

골키퍼 슈퍼세이브도 큰 힘 돼

4년 전 ‘승리 원동력’ 되새겨야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독일전에서 김영권의 슛이 비디오 판독 끝에 골로 인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카잔 |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독일전에서 김영권의 슛이 비디오 판독 끝에 골로 인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카잔 | 연합뉴스

4년 전 ‘카잔의 기적’이 카타르에서도 필요하다. 16강 진출 여부를 두고 상대할 포르투갈은 분명 버거운 상대다. 하지만 4년 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였던 독일을 한국이 이길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한국은 독일을 2-0으로 꺾는 대이변을 완성했다. ‘카잔의 기적’을 만들어냈던 요인들은 이번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한국은 3일 0시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과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을 갖는다. 승점 1점(1무1패)으로 3위에 올라 있는 한국은 포르투갈을 무조건 잡아야 16강 진출 경우의 수를 따져볼 수 있다. 독일전 승리를 이끌었던 원동력을 되새긴다면 포르투갈도 이길 수 있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카잔의 기적을 일으킬 수 있었던 요인은 크게 3가지였다.

한국은 활동량에서 독일을 눌렀다. 당시 한국 선수들이 뛴 거리 총합은 무려 118㎞로, 독일보다 3㎞가 더 많았다. 이는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모든 경기를 통틀어 가장 많은 수치였다. 심지어 경기 도중 부상으로 교체됐던 구자철도 전반전 활동량이 7.4㎞로 1위였다. 그 압도적인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국 선수들은 점유율이 3배가량 차이가 날 정도로 밀리는 상황에서도 독일의 빌드업을 최전방에서 최대한 차단하려고 했다. 그로 인해 생기는 빈 공간도 적극적으로 커버했다. 이는 많은 패스를 주고받는 포르투갈을 상대로도 반드시 해내야 하는 부분이다.

당시 한국의 전략은 극명한 ‘선 수비 후 역습’이었다. 수비에 비중을 둬 독일의 공격을 힘들게 하면서 동시에 역습 상황에서는 간결한 패스로 기회를 만들어 치명타를 가한다는 전략이었다. 이에 얼마 오지 않을 찬스에서 마무리를 확실하게 지어줄 골 결정력이 절실했다. 실제로 한국은 당시 슈팅 수에서는 12-28로 2배 넘게 밀렸지만, 유효 슈팅 수에서는 5-6으로 1개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한국은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첫 2경기에서 27개의 슈팅을 때렸지만 유효 슈팅은 6개에 그쳤다. 유효 슈팅 6개 중 2개가 골로 연결됐다. 포르투갈전에서도 한국은 빌드업 축구를 구사하겠지만, 기회는 그리 많이 찾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소수의 그 기회를 얼마나 잘 살릴 수 있느냐에 승패가 달렸다.

골키퍼의 중요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이 독일전에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골키퍼 조현우의 엄청난 선방쇼에 있었다. 당시 조현우는 독일전에서 한국 최후의 보루로 골문을 든든하게 지켜냈다. 특히 후반 2분에 나온 레온 고레츠카의 골이나 다름없는 헤딩슛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걷어낸 것은 이날 경기를 좌우한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골키퍼의 선방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며, 반대로 상대편에는 엄청난 좌절감을 안겨준다. 어쩌면 포르투갈전의 키플레이어는 김승규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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