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우릴 향해 열려 있어. 그리고 내 곁에는 네가 있어.”
해마다 여름이면 입안에서 맴도는 경쾌한 노래 ‘여름 안에서’의 주인공은 그룹 듀스 출신의 김성재 씨입니다. 데뷔 30주년을 맞은 올해, 듀스 1집 ‘Deux’와 2집 ‘Deuxism’ 앨범의 LP 출시 소식이 전해지는가 하면, 사진작가 안성진 씨가 촬영한 김성재 사진집이 출간되기도 했죠.
30년이 지난 지금도 대중문화계에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아이콘으로 남은 듀스의 김성재. 전도유망한 청춘스타의 안타까운 요절은 이후 <진실게임>, <싸인> 등 각종 영화와 드라마의 모티프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회차 옛날잡지는 연예계 대표 미스터리로 남은 김성재 씨의 사망사건을 당시 여성지는 어떻게 보도했는지 되짚어봅니다.
지난 1993년 고교 동창 이현도와 2인조 힙합 그룹 ‘듀스’로 데뷔한 김성재 씨는 ‘연예인들의 연예인’으로 불릴 정도로 뛰어난 스타성을 발휘했습니다. 불과 2년의 그룹 활동 기간 동안 ‘여름 안에서’, ‘나를 돌아봐’, ‘우리는’, ‘사랑하는 이에게’ 등의 히트곡을 냈고 패션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며 ‘만능 엔터테이너’의 상징으로 통했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수많은 ‘남친 짤’의 주인공이 될 법한 당대 최고의 패셔니스타였죠.
듀스의 해체 이후 1995년 11월 19일 SBS 가요프로그램을 통해 ‘말하자면’으로 성공적인 솔로 데뷔 무대를 선보인 김성재는 이튿날 오전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됩니다. 그의 팔에는 의문스러운 28개의 주사바늘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당시 레이디경향은 1995년 12월호 마감 임박 취재 기사로 김성재 사망 사건을 다루고 그 다음 달인 1996년 1월호에는 6페이지에 걸쳐 집중 취재로 이 사안을 보도했습니다. 이 특집에는 당시 사건의 타임라인은 물론 ‘듀스 김성재 애인 김양 어머니 눈물 호소’라는 타이틀의 단독 인터뷰도 실렸습니다.
발인 이후에야 약물중독이라는 국과수 최종 검시 결과가 통보된 상황부터 이후 여자친구가 용의자로 몰려 구치소에 송치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이후 이어진 재판 결과까지 숨 가쁘게 살펴봅니다.
2009년 김성재 씨의 어머니 육영애 씨가 레이디경향과 만난 당시 사연도 들어봅니다. 13년 전 그날 이후 TV를 멀리하고 신문 구독마저 끊고 살았다는 육씨는 ‘듀스의 전 멤버 김성재 씨가 약물 과다 복용으로 자살했다’는 몇몇 매체의 오보를 바로잡고자 다시 세상에 나왔습니다. 당시 연일 매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연예인 기사를 대서특필하면서 김성재 씨가 자살한 연예인 명단에 거론되는 것을 더 이상 참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14년이 흘렀습니다.
최근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를 비롯해 그간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등의 이유로 지상파에서 방송되지 못했던 다큐멘터리가 OTT를 통해 공개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요. 김성재 사망 사건 미스터리를 취재했던 당시 <그것이 알고 싶다>의 담당 PD가 OTT 방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사건의 진실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될까요?
지금 바로 ‘옛날잡지’와 함께 1995년 사건 당시로 돌아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