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활력을 주는 비타민 여행”

2004.09.01 11:00

- 나를 위한 쉼표 재충전여행 -

사람들은 모두 일상의 포로다. 하루하루 되풀이되는 생활의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행동하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늘 틀에 박혀 있다. 흐르지 않는 물은 상하듯이 고여만 있는 생활은 여름날의 음식처럼 시어지기 쉽다. 이따금씩 탈출이 필요하다. 이것이 여행이다. 여행은 레크리에이션이요 기분전환이요 재충전이요 재창조다. 여행은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 그래서 다들 직장과 가정에서 떠나려고 한다. 이것이 여행의 정신이다.

“삶에 활력을 주는 비타민 여행”

이 땅에 IMF가 터지기 전, ‘피피족’ 이란 말이 유행했다. 피피족은 사람과 차량들로 붐비는 휴가철을 피해 여유 있는 여행을 즐기려는 부류다. 자녀들의 여름방학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휴가철을 이용해야 할 필요가 없는 싱글이나 젊은 부부 층에서 급속히 늘어났다. 이들은 휴가철이 시작되기 전인 7월 초·중순에 일찌감치 다녀오는가 하면 아예 8월말이나 9월로 미룬다. 가을단풍이 절정인 10월이나 겨울 정취를 만끽할 수 12월도 괜찮다. 휴가철을 벗어나면 막힘 없는 도로를 달려 예약이 필요 없는 숙소에서 쉬고, 바가지요금을 걱정할 필요 없다. 편의시설을 대접 받아가며 이용할 수 있다는 매력도 있다.

피피족이 부활하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전은 주머니 사정을 감안한 알뜰 여행이었다면, 지금은 ‘웰빙’(Well-being) , 즉 삶의 여유로의 방향 전환이다. 이들은 여행을 통해 재충전을 꿈꾸지만 번잡스럽고 피로만 더하는 여행은 사절한다. 유명하다는 곳을 찾아 사진을 찍고, 전문가의 눈을 답습하는 그렇고 그런 ‘뭔가 해야 한다’ 는 여행을 과감히 떨쳐버린다. 모든 번잡스러움을 피해 느긋하게 생각하고, 여유롭게 걷고, 일상에 잠깐 쉼표를 찍을 수 있는 그런 여행을 선호한다.

‘나를 위한 쉼표 재충전여행’ 은 피피족에게 어울리는 여행 지침서다. 이삼일 여정으로 여유 있게 돌아볼 수 있는 여행지, 돌아올 때 마음에 힘이 되는 여행지, 그래서 언제든 훌쩍 떠나도 후회가 남지 않는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다. 총 6개의 테마로 나눠 ◇속 시원한 바다 여행 ◇꼭꼭 숨는 섬 여행 ◇여자끼리 떠나는 감성 여행 ◇느낌 머무는 풍경 여행 ◇마음 맑아지는 숲 여행 ◇훌훌 터는 계곡&오지 여행 등을 묶었다.

이 밖에도 여행지 인근의 가 볼만한 곳과 머물고 싶은 곳, 먹고 싶은 집을 소개하고 있다. 찾아가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소개되는 여행지와 맛집, 숙박지를 꼼꼼하게 지도로 표시해 초행길에도 큰 무리가 없다. 저자가 직접 발로 뛰고 카메라 렌즈를 통해 피사체를 잡아 글과 사진에서 땀의 정취가 묻어난다는 점도 이 책을 집어드는 까닭이다.

여행의 참뜻은 전지(轉地)를 통한 심신의 물갈이와 거덜난 심신의 재충전에 있다. 여행은 젊은이에겐 새로운 경험과 낭만의 시간이고, 나이 든 사람에게는 휴식의 소중한 시간이다. 산과 바다와 들을 찾아 자연 속에서 일상에 찌든 심신을 재충전하는 것은 삶의 활력을 되찾는 일이다.

프랑스의 장 그르니에는 ‘행운의 섬’ 이란 글에서 “여행은 자기 자신에게서 도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되찾기 위해서 한다” 라고 했다. 여행은 자신을 버림으로써 새로운 자기 자신을 만나는 여정이다. 사람들은 노상 숨이 가쁘다. 심호흡이 필요하다. 이것이 여행을 떠나는 이유다. 미디어 윌 제작. 가격 9,800원.

<장원수기자 jang7445@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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