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원·모윤숙… 탄생 100돌 문학인 재조명

2009.05.01 17:49

1930년대 경성의 일상을 탐사하는 소설가 구보씨의 산책을 카메라를 들고 따라가듯 그려낸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의 작가 박태원(1909~87)은 새로운 이야기틀을 제시한 ‘모더니즘의 대표자’로 불린다. 당시 리얼리즘 진영의 문학평론가 임화(1908~1953)는 박태원의 세태소설에 대해 “무력한 시대의 한 특색”이라며 “소설이 와해된 시대, 문학이 궤멸된 시대”의 표현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박태원(왼쪽), 모윤숙.

박태원(왼쪽), 모윤숙.

그러나 그를 ‘모더니즘의 대표자’라고만 해석하는 것은 그의 작품이 가진 다양한 지층을 제대로 분석해내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박태원의 문학이 탄생 100주년을 맞아 재조명된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2009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열어 1909년생 작가들이 활발히 활동한 30년대 문학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구보 박태원에 대한 재해석. 인하대 최원식 교수는 “모더니즘적 형식에 포착된 이야기는 리얼리즘적 성격을 갖고 있다”며 “사회와 유리돼 이상을 잃은 지식인들과 서울 중바닥 사람들의 일상을 그려냄으로써 식민지 상황을 어떻게 넘어설지를 근본적으로 고민했다”고 평가한다.

문학제는 이밖에 우리나라 최초의 탐정소설을 쓴 김내성, 평론가 김환태와 이원조, 시인 모윤숙과 신석초, 소설가 안회남과 현덕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오는 7일 각 작가들을 재조명하는 심포지엄과 함께 ‘문학의 밤’이 열려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다양한 문화행사가 꾸려진다. 청계천 주변의 인간 군상을 그린 박태원의 <천변풍경>은 그림으로 되살아나 10월쯤 전시회가 열릴 계획이다.

<이영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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