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음식 먹는 실질적인 팁…실용서인지 유머집인지 아리송

2017.12.01 19:29 입력 2017.12.01 19:33 수정

우아하게 랍스터를 먹는 법

애슐리 브롬 지음·신용우 옮김 |이덴슬리벨 | 244쪽 | 1만5300원

레드 와인(왼쪽)은 잔의 볼을 손으로 잡아도 되지만, 차갑게 마시는 화이트 와인은 손잡이를 잡아야 한다. 이덴슬리벨 제공

레드 와인(왼쪽)은 잔의 볼을 손으로 잡아도 되지만, 차갑게 마시는 화이트 와인은 손잡이를 잡아야 한다. 이덴슬리벨 제공

실용서인가, 유머집인가. 미국의 식도락가가 쓴 <우아하게 랍스터를 먹는 법>은 세상의 신기한 음식을 먹는 방법이나 까다로운 식사 예절을 알려주면서도, 이 모든 것이 결국 농담은 아닌지 의심스럽게 만든다. 가끔 진담인지 농담인지 알 수 없는 말을 해 곤란하게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책이 그렇다.

‘랍스터 먹는 법’ 항목에는 랍스터 크래커(껍질 까는 도구), 견과류 까개나 가위, 껍질 버릴 그릇, 랍스터용 포크, 찍어 먹을 버터 등과 함께 ‘랍스터가 그려진 비닐 턱받이’를 필수 준비물로 제시하고 있다. 생굴은 한국에서는 흔하지만 서양에서는 고급 요리 중 하나인데, 그래서인지 “여기 나오는 먹는 법을 잘 익혀 친구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자”고 제안하고 있다. 아마 인스타그램 같은 곳에 올리라는 뜻인 것 같다.

식용 곤충은 미래의 식량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책에서는 개미, 귀뚜라미, 딱정벌레 등을 먹는 방법을 알려준다. 간단하다. “1단계, 뾰족한 다리나 침, 턱 등을 제거한다. 2단계, 곤충이 살아있으면 치아로 머리를 과감히 제거하자. 그래야 입안에서 발버둥 칠 일이 없을 테니까. 3단계, 곤충을 통째로 입에 넣고, 꼭꼭 씹는다.” 아울러 초콜릿 묻은 개미나 조미료를 첨가한 지렁이가 부담스럽다면 귀뚜라미부터 시작하라는 충고도 곁들인다.

[이상한 책을 보았다]신기한 음식 먹는 실질적인 팁…실용서인지 유머집인지 아리송

한국인들에게 낯선 채소, 과일 먹는 방법은 꽤 유용하다. 아보카도, 코코넛, 콜라비, 파파야, 석류, 람부탄, 두리안 등을 먹는 방법을 알려준다. 크림처럼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한 버터맛이 나는 과육을 지녔지만 고기 썩은 악취를 내는 것으로 악명 높은 두리안을 샀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한국인이 해외에 나갔을 때 헷갈리는 것 중 하나는 팁이다. 얼마나 줘야 할지 애매하다. 저자는 미국의 식당 종업원에게 주는 팁은 일반적으로 음식값의 15~20%가 적당하다고 제안하면서도 비율을 다섯 단계로 세분화한다. “괜찮은 서비스를 받았고 일행들도 만족했을 때”는 18%의 팁을 주면 되고, “종업원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잘해줬을 때”는 20% 이상 줘도 좋다.

‘메뉴판 보고 주문하는 법’에서는 체인점의 ‘스페셜 메뉴’를 조심하라고 강조한다. “종업원이 메뉴에 없는 음식을 추천하며 시범 서비스 중인 메뉴라는 설명을 따로 하지 않는다면, 상하기 직전의 재료들을 없애려는 시도”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매운 음식 먹는 법’ ‘엉성한 음식 먹는 법’ ‘술 마시는 속도 조절하는 법’ ‘파티에서 다이어트하는 법’ ‘싫어하는 음식 맛보는 법’ 등 흥미로운 항목들이 있다. 그런데 제목만 보고 내용을 읽었다가 허탈해질 수도 있다. 대단한 조언을 기대했는데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내용일 때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싫어하는 음식을 맛보기 위해 가장 중요한 팁은 “조금만 달라고 한다”는 것이다. 때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갸우뚱하게 하고, 피식 웃게 하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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