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제국의 시대 - 에릭 홉스봄

2020.01.29 21:46 입력 2020.01.29 21:47 수정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변화를 위한 행동

[박정훈의 내 인생의 책]③혁명의 시대, 자본의 시대,제국의 시대 - 에릭 홉스봄

책을 읽으면서 ‘토 나온다’는 느낌이 뭔지를 알려준 에릭 홉스봄의 시대 3부작. 방대한 양과 역사적 사건에 대한 디테일, 명확한 관점 등이 뒤섞여있다. 이 책을 독파한 분들은 알겠지만, 홉스봄은 ‘철도 덕후’가 분명하다. 그만큼 현재의 세계를 구축하는데 철도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12년 세상을 떠난 그가 오늘날 IT 기술과 인공지능의 발전을 봤다면 또 어떤 역사적 해석을 남길지 궁금해진다.

좋든 싫든 우리는 도도하게 흐르는 시대에 잠깐 몸을 적시는 유한한 존재다. 홉스봄의 3부작은 근대화 과정이 먹고사는 규칙, 타인과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법, 제도들을 어떻게 구성해 왔는가를 보여준다.

역사의 주인이 바뀐 1789년 프랑스 혁명은 사실 단번의 사건이 아니라 100여 년에 걸친 긴 시간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자본혁명은 100년의 정치혁명을 비웃듯 열차를 타고 빠른 속도로 유럽 대륙과 아메리카 대륙으로 널리 퍼져나갔다. 홉스봄은 이를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의 이중혁명이라 부른다. 이 철도가 조선에 도착했을 때, 혁명은 변화와 환희가 아닌 공포가 된다. 조선반도에서 벌어진 청일, 러일 전쟁은 1789년 시작돼 1914년 1차 세계대전으로 마감되는 19세기 이중혁명의 시기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준다.

시대 3부작의 후속편인 <극단의 시대>는 세계전쟁이라는 20세기 절망의 시기를 다룬다. 미국과 이란의 대결, 조선총독부의 총독을 연상시키는 해리 해리스 미 대사의 망언과 한국군 파병을 통해 우리는 시대의 큰 흐름이 바뀌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홉스봄이 역사를 기록한 이유는, 우리가 시대를 선택할 수는 없지만, 무언가를 바꾸려고 했던 인간들의 이야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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