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전용 19금 쇼 ‘미스터 쇼’ 선정성 논란

2014.03.28 21:47 입력 2014.03.28 23:08 수정

박칼린 감독 “섹시함 = 퇴폐 색안경 벗어야”

일각선 “남성의 성 상품화… 저질쇼에 불과”

“멋진 남자들이 여러분을 위해 셔츠를 찢고, 바지를 벗어 던지고, 춤을 출 겁니다. 본능에 충실하세요.”

사회자인 뮤지컬 배우 김호영씨(32)의 목소리가 테크노 음악과 함께 울려퍼졌다. 곧이어 근육질의 남자 배우 8명이 무대에 오르자 여성 관객들의 환호와 탄성이 터져나왔다.

‘여성 전용 19금(禁) 쇼’를 표방한 <미스터 쇼·사진>가 지난 27일 서울 마포구 롯데카드아트센터에서 개막했다. TV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을 통해 유명세를 더한 뮤지컬 음악감독 박칼린 감독(47)이 연출한 쇼다. 만 18세 이상 여성만 볼 수 있고, 남성 관객은 입장할 수 없는 공연이다.

여성 전용 19금 쇼 ‘미스터 쇼’ 선정성 논란

남자 출연자들은 평균 신장 185㎝의 근육질 몸매를 뽐내고 있었다. 8개 테마로 나뉘어 총 70분 동안 진행되는 공연 동안 남자 배우들은 여러 차례 옷을 벗었다. 이들은 첫번째 테마부터 반투명한 부스에 들어가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었다. 400여개의 좌석을 가득 채운 여성 관객들은 “어머어머”하며 소리를 질렀고, 손으로 얼굴을 가리기도 했다.

속옷을 벗어 던지는 장면은 3번째 테마인 ‘청바지’에 포함돼 있었다. 입고 있던 청바지와 셔츠를 벗고 춤을 추던 배우들은 뒤로 돌아선 채 팬티를 벗어 공중으로 던져 올린다. 순간 불이 꺼지기 때문에 짧은 순간이긴 하지만 관객들은 배우들의 벌거벗은 엉덩이를 볼 수 있다. 객석에서는 “꺄아악”, 비명에 가까운 환호가 터져나왔다.

남자 배우가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춤을 추는 장면도 있었다. 속옷만 입은 배우들이 여성 관객의 손을 잡아 자신들의 가슴과 배 등을 만지도록 하자, “부럽다”는 탄성을 지르는 관객도 있었고 배우들을 향해 손을 뻗는 관객도 있었다. 공연 내내 박수 소리와 괴성이 끊이지 않았다.

박칼린 감독은 이 공연을 “여자들이 하루 나와서 정말 즐기고 갈 수 있는 쇼”라고 말했다. 그는 공연을 볼 때 “마음을 열고 본능에 충실하면 된다. 내숭떨지 말라”고 했다. 이와 더불어 박 감독은 “숨겨진 욕망을 잘 활용하면 오히려 더 밝고 건전한 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며 “섹시함은 곧 퇴폐적인 것이라는 색안경을 보기 좋게 벗겨줄 때가 왔다”고 밝혔다.

공연을 본 관객들은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ㄱ씨(23)는 “처음부터 ‘와~’ 하면서 봤다”며 “엄마와 함께 한 번 더 오고 싶다. 엄마가 회춘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ㄴ씨(31)는 “야하기는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다”며 “예술적으로도 가치가 있는 공연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이 공연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여성이 남성의 몸을 보고 즐긴다는 점에서 결국 남성의 성 상품화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남녀를 불문하고 이런 유의 쇼가 상업적으로 공개리에 실행된 적이 있었느냐”며 “관할구청과 관계당국은 이런 저질쇼는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언급을 피했다. 예민한 사안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한 뮤지컬 비평 전문가는 “공연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이 공연은 정통 뮤지컬이 아니기 때문에 달리 할 말이 없다”고 했다. 한 여성 소설가는 “굉장히 재미있고 유쾌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남성들은 분명 욕을 할 공연이기 때문에 내 입장을 말하기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이 공연은 오는 6월28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