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슈톨렌·파네토네·구겔호프…한입 물면 ‘하늘엔 영광, 식탁엔 축복’

2017.12.07 21:14 입력 2017.12.07 21:22 수정

크리스마스 빵

왕관 모양으로 구운 프랑스 빵 ‘구겔호프’

왕관 모양으로 구운 프랑스 빵 ‘구겔호프’

12월이 되면 살짝 마음이 들뜨는 이유 중 하나는 크리스마스 때문일지도 모른다. 화려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따뜻한 벽난로, 그 앞 테이블 위에 풍성하게 놓인 선물과 맛있는 과자는 종교를 불문하고 크리스마스 하면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는 이미지다.

기독교 전통이 오래된 서구에선 크리스마스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고유의 음식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독일의 크리스마스 빵이라 불리는 슈톨렌이다. 국내에서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슈톨렌을 판매하는 빵집들을 볼 수 있다. 눈이 내린 것처럼 슈가 파우더가 듬뿍 뿌려져 있는 빵을 잘라 보면 럼주에 절인 과일과 견과류가 촘촘하게 박혀 있다. 독일에서는 이 빵을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만들어 조금씩 잘라 먹으면서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것이 전통이다. 절인 과일과 버터의 풍미가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지기 때문에 4주간 두고 천천히 숙성시키면서 먹는다.

중세시대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기 위해 만들기 시작했다는 이 빵은 수도사들의 어깨에 내린 눈, 혹은 아기 예수를 상징하는 모양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지금이야 버터를 많이 사용해 만들지만 종교개혁 이전만 해도 대림절(크리스마스까지 4주의 기간) 금식 기간에 버터를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맛이나 풍미는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미국의 음식역사 관련 사이트 왓츠쿠킹아메리카(whatscookingamerica.net)를 보면 1650년 교황 우르반 8세가 드레스덴에서만 슈톨렌을 구울 때 버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슈톨렌은 드레스덴을 상징하는 빵이 되었으며 지금도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길이 60m, 무게 4t에 이르는 초대형 슈톨렌을 굽는다.

독일에 슈톨렌이 있다면 이탈리아에는 파네토네가 있다. 절인 과일과 견과류, 달걀을 넣어 만든 부드럽고 달콤한 빵. 밀라노에서 유래한 이 빵 역시 중세로부터 전해오는 전설을 갖고 있다. 궁정에서 일하던 토니라는 이름의 셰프가 크리스마스에 내놓을 디저트가 마땅치 않자 가지고 있던 재료로 부랴부랴 만들었던 것이 칭찬을 얻으면서 퍼지게 됐다는 것이다. 파네토네라는 이름도 ‘파네 디 토니(pane di Toni)’ 즉 토니의 빵이라는 이름을 따서 붙이게 됐다.

비슷한 재료를 넣어 왕관 모양으로 구운 프랑스 빵의 이름은 구겔호프다. 알자스 지방의 명물이라는 이 빵의 전설은 아기 예수 탄생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하러 갈 때 이들을 재워준 토기장이에게 감사의 답례로 선물했다는 것이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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